90세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
실효성 문제 해소… 일각에선 보험료 우려
보험업계 “소비자 활용도 높아질 것” 기대
“이제는 80대도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니 다행이네요.” 초고령 시대를 맞아 정부가 실손보험 가입 연령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90세까지 가입, 110세까지 보장… 초고령자 보험 문턱 낮춘다
금융당국은 11일 실손보험 가입 가능 연령을 현행 70~75세에서 90세까지 늘리고, 보장 연령도 100세에서 110세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금융당국이 올해 업무계획에서 발표한 ‘노후지원 보험 5종 세트’의 하나로, 실손보험 범위를 넓혀 노후 위험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새로운 제도는 오는 4월 1일부터 시행된다. 소비자들은 보험사 방문이나 다이렉트 채널, 보험 설계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기존 가입자들은 재가입 시점에 맞춰 보장 연령이 110세로 자동 연장된다.
“실효성 높아졌지만 보험료 인상 우려도”
그동안 노후·유병력자 실손보험은 노년층에 특화된 상품임에도 가입 가능 연령이 너무 낮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70대의 실손보험 가입률은 38.1%, 80세 이상은 4.4%에 불과해 전체 평균 가입률 7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의료비 지출이 가장 많은 고령층이 오히려 보험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셈이다.
이번 조치로 실효성 문제는 해소됐지만, 일각에서는 보험료 인상 우려도 제기된다. 연령이 높을수록 병원 이용 빈도와 의료비가 늘어나 손해율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보험료도 올라가는 구조”라며 “70세 이하 가입자들의 보험료가 고령 가입자들의 유입으로 인해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후 대비 위한 보험 5종 세트 도입
이번 실손보험 가입연령 확대가 포함된 ‘노후지원 보험 5종 세트’는 지난 1월 금융위원회가 ‘2025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사망보험금 유동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연금계좌에 의료저축계좌 기능 부여, 보험계약대출 우대금리 항목 신설, 실손보험 가입대상·보장 연령 확대, 신탁업 활성화 등이다.
특히 종신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생전에 받아 노후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는 사망보험금 유동화가 주목받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월 중으로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세부 내용이 담긴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활용도가 낮다고 평가되던 보험 상품에 대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줬다”면서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