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간다 싶었는데 “순식간에 반토막 났다”… SK하이닉스마저 ‘날벼락’

하루아침에 매출 반토막
AI 고객들의 전략 조정이 직격탄
삼성과 격차 더 벌어져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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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이닉스 eSSD 매출 감소 / 출처: 연합뉴스

지난해 대규모 성장을 기록했던 반도체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인공지능 열풍으로 주목받던 데이터 저장장치 분야에서 갑작스러운 판매 부진이 발생하며 주요 기업들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국내 메모리 기업들의 선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하락세, SK하이닉스 직격탄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eSSD의 평균판매단가(ASP)는 약 20% 하락했다.

미국 반도체 보조금
SK 하이닉스 eSSD 매출 감소 / 출처: 연합뉴스

이로 인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주요 업체들의 매출이 일제히 감소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자회사 솔리다임을 포함한 1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56.8%나 급감한 9억 9천400만 달러(약 1조 3,581억 원)에 그쳤다.

이러한 급격한 하락세는 “주요 AI 인프라 고객들의 전략적 조정”에서 비롯됐다고 트렌드포스는 분석했다.

그 여파로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31.3%에서 10.5%포인트 하락한 20.8%로 떨어졌다. 반면 1위 삼성전자는 39.6%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두 기업 간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SK하이닉스
SK 하이닉스 eSSD 매출 감소 / 출처: 연합뉴스

재고 과잉과 수요 감소의 그림자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eSSD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트렌드포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메모리 공급사의 eSSD 매출은 총 73억 4200만 달러(약 10조 5137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18.4%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차세대 AI 시스템의 생산 차질과 북미 지역의 지속적인 재고 과잉이 시장 침체로 이어진 것이다.

삼성전자도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계절적 요인과 수요 약세로 eSSD 부문 매출이 전분기 대비 34.9% 줄어든 18억 9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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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이닉스 eSSD 매출 감소 / 출처: 연합뉴스

다만 PCIe 5.0 제품 출하량 증가로 고급 인터페이스 기술 부문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었다는 분석이다.

2분기부터 반등 전망

침체된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메모리 업계는 2분기부터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엔비디아의 신형 칩 출하가 본격화됨에 따라 북미 지역의 AI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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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이닉스 eSSD 매출 감소 / 출처: 연합뉴스

여기에 “중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도 데이터센터 저장 용량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어 eSSD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기대 속에 SK하이닉스도 적극적인 반격을 준비 중이다.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현재 최고 용량인 128TB보다 두 배 큰 244TB 제품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한 낸드플래시 주력 모델이 3비트 저장 트리플레벨셀(TLC)에서 4비트 저장 쿼드러플레벨셀(QLC)로 전환되면서 초고용량 eSSD 시장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급격한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eSSD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메모리 기업들이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다시 한번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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