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3.5배나 올라버린
추석 연휴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과연 ‘추석 응급 대란’ 막을 수 있을까?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A씨는 오는 추석 연휴가 두렵게만 느껴진다.
갑작스럽게 어머니의 상황이 안 좋아지는 바람에 평소 어머니가 통원하는 병원의 응급실로 향한 A씨.
그러나 응급실은 ‘환자를 받을 수 없다’면서 A씨의 어머니를 받아주지 않았다.
30분을 헤맨 끝에 겨우 다른 병원의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았고 다행히 어머니는 호전될 수 있었다.
하지만 추석 때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응급실도 붐비는 명절을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리고 최근, A씨와 같은 보호자들의 한숨을 더욱 깊게 만드는 소식이 들려왔다. 추석 동안 응급실의 진찰료를 올리겠다는 소식이다.
지난 8월 28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추석 연휴를 ‘비상 대응 주간’으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병의원들이 다수 문을 닫는 추석 연휴의 특성상, 응급환자의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9월 11일부터 25일까지 약 2주를 비상 응급 대응 주간으로 정하겠다는 것이다.
중증 응급환자가 제때 진료받을 수 있도록 전국 29개의 응급의료 권역별로 1곳 이상의 ‘중증 전담 응급실’을 운영할 예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응급실 전문의의 진찰료 인상에 있다. 비상 주간 동안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는 무려 250% 인상된다.
중증 환자에게 집중하기 위한 진찰료 인상, 과연?
앞서 정부는 의료 공백 사태 직후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100% 인상했고, 응급실 공백이 가시화되자 가산율을 150%로 높였다.
이에 이어 진찰료를 무려 3.5배나 인상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술렁이고 있다. 갑작스러운 대폭 인상이 당혹스럽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상급 종합병원 기준으로 응급실 전문의의 기본 진찰료는 4만 원에서 14만 원으로 늘어나는 셈으로, 일반인들의 부담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런 진찰료 인상에 관하여 ‘진찰료 인상은 중증 환자에게 집중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의료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중증 응급환자의 수용 능력을 높이기 위함이지만, 과연 이런 진찰료 인상이 정말로 ‘응급실 대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전공의가 대거 떠났던 2월 20일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추석 연휴, 곳곳에서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응급진료 대란’이 닥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연휴 때 의사들이 휴진하지 못하도록 강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의사들의 반발 역시 거센 상황이다.
월급을 올려줘도 기피한다고 알려질 정도로 업무 강도가 높은 응급실이기에, 과연 정부의 이런 지원 대책이 효과가 있을지 시선이 모이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