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에서 벗어날 길이 보이지 않는
한국의 빅4 면세점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들이 빠지지 않고 방문하는 곳이 있다. 바로 공항의 면세점이다.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 다양한 상품들을 구비하고 있어 전 세계 관광객들이 주목했던 한국 면세점.
그러나 한국 면세점 업계가 때 이른 혹한기를 맞았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주요 4대 면세점은 올해 3분기 일제히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롯데면세점은 46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신라(-387억 원), 신세계(-162억 원), 현대(-80억 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모두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특히 면세점 업계의 숨통을 틔워주던 특허수수료 감면 제도가 올해 종료되며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는 매출의 0.1~1%에 달하는 금액으로, 매년 수백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이제 면세점들은 이 수수료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 더불어 인천공항 임대료 상승으로 업계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 면세점에 진출한 호텔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은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이들은 여객 수 연동 방식의 임대료 산정으로 인해 매달 300억 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부담하면서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여객 수는 늘었지만, 객단가는 과거보다 크게 낮아졌다는 주장이다.
심상치 않은 상황에 긴축 경영 돌입… 희망퇴직까지
이런 상황 속에서 신세계면세점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근속 5년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24개월에서 최대 36개월 치 급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인력 감축에 나섰다. 동시에 임원들의 급여 20% 반납 등 고강도 비용 절감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는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 역시 긴축 경영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면세점 업계의 문제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원인이 얽혀 있어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면세점 업계는 정부의 지원과 공항 측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특허수수료 감면이나 공항 임대료 인하 등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입국장 인도장 제도의 확대도 업계 회복에 기여할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면세점 업계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변화와 함께 정부 및 공항 공사와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