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식탁 단골 메뉴인데” 눈 깜짝할 새 ‘껑충’… 대체 무슨 일

필수 식재료값 급등에 가계 부담 커져
정부-생산자단체 책임론 대립
8월까지 고공행진 이어질 전망
계란
계란 가격 급등 / 출처: 연합뉴스

“아침 계란프라이 하나 해 먹는 것도 사치가 됐네요.” 마트 카트에 계란 한 판을 올리던 김 모(45) 씨는 가격표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몇 달 전만 해도 6천 원대였던 계란 가격이 어느새 7천 원을 훌쩍 넘어버렸다. 매일 아침 가족들의 식탁을 책임지는 필수 식재료가 이렇게 오르자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8월까지 이어질 고공행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8일 발표한 ‘농업관측 6월호’ 보고서에 따르면, 계란 가격 강세는 적어도 8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계란
계란 가격 급등 / 출처: 연합뉴스

현재 산지 특란 가격은 10개 기준 1,850~1,950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보다 최대 18.5%나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평균 계란 소비자 가격은 특란 한 판(30개)에 7,026원으로, 2021년 7월 이후 4년 만에 7천 원을 넘어섰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다음 달부터 8월까지는 소비 감소로 산지 특란 10개 가격이 1,750~1,850원으로 이달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는 여전히 작년 7월보다 7.6~13.8%, 작년 8월보다 8.2~14.4% 높은 수준이다.

생산성 저하와 질병 발생의 영향

계란
계란 가격 급등 / 출처: 연합뉴스

계란 가격이 급등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계란 산지 가격 강세의 원인으로 산란계 고령화와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전염성 기관지염(IB), 가금티푸스 등 질병 발생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를 지목했다.

특히 지난 3월 충청권에서 고병원성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지역 간 물량 불균형이 생겼고, 이것이 전국 평균 산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농식품부도 “지난 3월 말부터 다수 농가에서 환절기 전염성 기관지염 등 소모성 질병 발생으로 계란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4~6%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생산자단체의 책임 공방

계란 가격 급등
계란 가격 급등 / 출처: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대한산란계협회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계란 산지 가격을 한 개에 146원에서 190원까지 약 30% 인상 고시했는데, 이것이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되었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계란 산지 가격이 오를 만한 뚜렷한 요인이 없다”며 대한산란계협회의 기준가격 인상을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맞서 산란계협회는 오히려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축산법 개정안에 따른 사육면적 확대가 공급 부족을 야기했다고 주장한다.

축산법 개정안에 따르면 산란계 마리당 사육 면적 최소 기준이 0.05㎡에서 0.075㎡로 50% 확대되면서 사육할 수 있는 산란계 마릿수가 줄고 계란 생산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계란
계란 가격 급등 / 출처: 연합뉴스

정부와 생산자단체가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사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가격 상승이 시작된 3월 저점과 비교하면 약 두 달 새 17.4%나 상승한 상황에서, 당분간 계란 가격 안정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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