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 해결, 인공지능이 해냈다
AI 분석으로 2만8000건 데이터 검토

“이제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AI가 결국 해냈다.”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슈퍼박테리아는 오랜 기간 인류를 위협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이 이를 해결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환경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전남대학교, 한국식품연구원, 인실리코젠 연구팀과 협력해 AI를 활용한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했다고 4일 발표했다.
AI는 제주 바다에서 서식하는 말미잘에서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를 제거할 수 있는 항균 펩타이드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AI의 데이터 분석 능력을 활용해 2만 8000건에 달하는 단백질 서열을 검토하고, 그중 11개의 유망한 항균 물질 후보군을 도출했다. 이후 실험을 거쳐 지난 1월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이번 연구에서 도출된 항균 펩타이드는 특히 폐렴과 패혈증을 유발하는 녹농균에 강력한 효과를 보였다.
상처 치료 실험에서는 혈관과 콜라겐 재생이 촉진되며 감염된 상처 면적이 82%까지 감소했다.
또한 폐질환 실험에서는 녹농균을 81% 억제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기존 항생제와 유사한 효과를 보이면서도 내성 발생 가능성이 낮은 혁신적인 치료제로 평가된다.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발생해 치료가 어려운 감염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전망이다.
AI 기술, 신약 개발 패러다임 바꾸나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감염으로 매년 약 130만 명이 사망하며, 2050년까지 연간 사망자가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항생제 개발 방식으로는 급증하는 내성균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AI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기존 방식은 신약 후보 물질을 하나하나 실험하며 찾아야 했지만, AI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유망한 후보군을 빠르게 선별할 수 있다.
이번 연구 역시 AI 기반 데이터 분석 덕분에 단기간 내 새로운 항균 물질을 개발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항균 펩타이드가 신속히 상용화될 수 있도록 기업과 협력할 계획이다.

한 연구 관계자는 “AI 기반 신약 개발이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실제 임상 시험과 생산 과정이 관건이다”라며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 역시 AI 기반 신약 개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를 계기로, 국내 AI 바이오 기술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