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기회 없다”… 막차 타기 위해 서민들 ‘우르르’ 몰리는 이유

7월 전 대출 수요 몰릴 가능성
부채 증가세에 정책 당국 ‘긴장’
금리 인하 시점도 재조정될 수도
대출
가계대출 수요 / 출처 : 뉴스1

“지금 아니면 기회 없다 싶어서요.”

오는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가 예정되면서, 그전까지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여기에 금리 인하 기대와 부동산 거래 회복세가 맞물리면서 가계대출에 대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신용상 선임연구위원은 3월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된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추가 금리 인하 기대와 결합하면, DSR 3단계 규제가 시행되기 전인 상반기에 대출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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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수요 / 출처 : 연합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만 해도 국내 가계대출은 9천억 원 감소했지만, 2월에는 4조 3천억 원이 증가하며 반등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5조 원 가까이 늘어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이 같은 흐름은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강남 3구의 거래를 활성화시켰고, 이 영향이 인근 지역과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출 수요 지역별로도 확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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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수요 / 출처 : 뉴스1

실제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최근 서울 강동·양천·광진구의 대출 수요 증가를 주목하고 있다.

송파구와 인접한 강동구, 목동 학군지로 잘 알려진 양천구, 전통적인 고급 아파트 밀집지역인 광진구 등은 강남권에 비해 다소 완화된 규제를 받는 지역으로, 상대적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당국은 이들 자치구를 포함해 전국 주요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흐름을 매주 점검하고 있다.

상호금융권을 통한 후순위 담보대출이나 다주택자 대상 대출, 조건부 전세대출 등도 주요 관리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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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수요 / 출처 : 연합뉴스

문제는 가계부채의 구조적 증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에 제출된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체 차주 수는 줄었지만, 대출 잔액은 더 늘면서 평균치는 상승했다.

이처럼 고금리 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대출이 늘어날 경우, 향후 금리 인하 정책의 운신 폭도 좁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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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수요 / 출처 : 연합뉴스

신 연구위원은 “거시건전성 감독과 부동산 정책은 분리해 접근해야 하며, 실수요자 중심의 자금 공급은 유지하되 대출 풍선효과는 반드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7월 예정된 스트레스 DSR 3단계 도입으로 대출 심사를 더 강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그 전에 쏟아지는 막차 수요를 어떻게 조율할지는 금융당국의 또 다른 숙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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