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개발자 시장 양극화 심화
저숙련 일자리 사라지는 현실
AI와 공존하는 미래 전략

“AI가 작성한 코드가 내 것보다 더 깔끔하네요.” 한 프로그래머의 한숨 섞인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코딩 영역까지 침범하면서 IT 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미래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개발자 시장의 양극화 현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20일 발표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채용 변화 전망과 생성형 AI’ 보고서는 충격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경기 침체와 벤처투자 감소로 IT 기업 채용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초급 개발자 수요는 급감하고 있다.
반면 AI 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고급 개발자에 대한 수요만 증가하는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시밀러웹의 분석에 따르면 올 초 개발자들의 AI 도구 사용량(트래픽)이 75% 급증했다. 이는 AI가 개발자의 필수 도구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초급 개발자와 고급 개발자 간 개발 역량 차이가 생성형 AI 활용 능력의 격차에 따라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초급 개발자들이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AI가 개발 결과에 대한 최종 책임, 새로운 문제 정의, 맥락적 사고 등에서 인간 개발자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초급 개발자가 수행하는 단순 코딩 작업은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AI의 일자리 공습, 통계로 확인된 현실
미국에서는 이미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공식 통계로 확인됐다. 포츈지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컴퓨터 개발자 고용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2년간 27.5% 감소해 198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4월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1월 IT 부문 실업률이 전년 동월 대비 5.7%로 4% 넘게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저숙련 화이트칼라’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컨설팅 회사 젠코 어소시에이츠의 CEO 빅터 야누아이티스는 “IT 직업 중에서도 일상적이고 평범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며 “기업들이 새 근로자를 고용하는 대신 AI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열어주는 새로운 기회
하지만 암울한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AI의 발전이 일부 직업을 위협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회의 창도 열어주고 있다.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WEF)은 AI로 인해 5년간 920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1억 7000만 개 생겨 오히려 일자리가 순증한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AI 및 머신러닝 전문가, 정보보안 분석가, 핀테크 엔지니어, 빅데이터 전문가 등의 직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AI가 인간을 대체하지 않고 업무를 보완하는 ‘AI 보완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AI 보완성이란 AI가 인간을 대체하지 않고 인간의 업무를 보완해 고도화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판사는 AI의 텍스트 분석 발전으로 AI에 많이 노출되어 있지만, 사법 판결에 AI를 전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완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최종 판단은 인간이 내리는 협업 모델이 미래의 직업 환경에서 중요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이에 적응하고 준비하는 자세라고 입을 모은다.
개인은 AI와 협업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사회는 직업 전환을 위한 교육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AI 시대의 불확실성을 기회로 바꿔나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