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도 뭉칫돈,
사람들이 예적금에 몰린 이유는?
“요즘처럼 경제가 불확실하면, 안정적인 자산 운용이 우선이야”, “심리적으로 편안한 선택이다 보니 모두 이쪽으로 몰리는 듯”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은행 예·적금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뚜렷하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예·적금 잔액은 약 7조 원 증가했으며, 이는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선호하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재 금리를 막차로 여기는 금융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10월과 11월 각각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하락세를 보였다.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연 3.20~3.40%로 하락했다.
그럼에도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948조 2201억 원으로, 한 달 사이 6조 20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정기예금은 올해 5월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지난 11월까지 99조 원 가까운 자금이 정기예금으로 유입됐다.
정기적금 또한 지난달 6229억 원이 늘어나 39조 5405억 원으로 집계되며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불안정한 투자 환경, 안정 자산 선호 심리 강화
금리가 하락세임에도 예·적금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로는 안전 자산 선호 심리와 더불어 다른 투자처의 불확실성이 꼽힌다.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예·적금을 선호하는 금융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편,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파킹형 상품인 CMA(종합자산관리계좌)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MA 잔고는 10월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달 초 84조5411억 원을 기록했다.
예·적금 증가와 동시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5조 원 이상 감소했다.
이는 일부 자금이 예·적금으로 이동한 데 더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 및 미국 주식 등 위험 자산으로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10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달 말 기준 608조 233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예·적금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재 금리를 막차로 인식하는 고객들이 예·적금에 가입하려는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