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밀어내기에 “이러다 무너진다”… 휘청이는 韓 철강 ‘이중고’

“이제 철강도 중국산이 대세인가?”
철강업계의 ‘이중고’

“중국산 철강이 싼 건 알았지만, 이젠 국내 철강 시장까지 삼키겠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산 철강의 공급 과잉 속에서 한국 철강업계가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한국 철강업계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한국 철강업체들의 실적은 크게 부진했다. 포스코홀딩스의 2024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5% 감소한 2조 1,700억 원에 그쳤다.

현대제철도 영업이익이 60% 이상 급감하며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철강업계의 어려움은 단순한 경기 침체 때문만이 아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이 맞물리면서 철강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현재 국내 철강 가격은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로 인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배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후판의 경우, 중국산 수입 가격이 국내산보다 17%가량 저렴해 국내 조선사들이 중국산 후판을 대체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업체들은 가격 인하 압박을 받고 있으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미국 관세 조치가 가져올 파장, 과연 대응은?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철강 관세 조치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 철강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에도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수입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한국은 당시 협상을 통해 쿼터제를 적용받아 관세를 피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도 같은 방식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만약 미국이 추가적인 철강 관세를 부과한다면 한국 철강업체들의 대미 수출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 밀려난 중국산 철강 제품이 유럽과 아시아로 흘러들어오면서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 자동차 강판 생산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포스코홀딩스는 인도와 북미 등 고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철강업체들이 친환경 및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반덤핑 조사 강화, 무역 협상 주도권 확보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속에서 한국 철강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