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진작엔 성공했지만
쿠폰 두고 부모·자녀 갈등
아이 손에 쥐어야 하냐는 논쟁

정부가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실제 소비를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가정 안에서는 예상치 못한 갈등이 시작됐다.
미성년 자녀 명의로 지급된 소비쿠폰을 누가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두고 부모와 자녀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 손에 들어간 쿠폰… 그게 ‘아이 몫’ 맞을까
이번 논란은 정부가 세대주 중심으로 소비쿠폰을 지급하면서 시작됐다. 대부분의 미성년자는 세대주가 아닌 만큼, 실질적으로는 부모가 대신 수령하는 구조다.
일부는 자녀와 상의 끝에 자율적으로 용도를 정하지만, 많은 경우 ‘생활비로 보탰다’며 부모가 주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직장인 A 씨는 중학생 자녀에게 “쿠폰은 학원비로 쓰자”고 말했다가 “용돈으로 쓰겠다”는 아들의 반응에 당황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 양육은 부모 몫이니 내가 쓰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주변에선 다르게 보는 사람도 많아 혼란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사연이 쏟아졌다. 자녀가 “내 이름으로 나왔는데 왜 내가 못 쓰냐”고 항의했다는 글부터 “부모가 대신 쓰는 게 뭐가 문제냐”는 주장까지, 의견은 극명히 갈렸다.
“아이도 국민이다” VS “부모가 관리해야 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시선이 엇갈렸다. 인천대 양준호 교수는 “생활비나 학원비에 쓰는 것도 소비 활성화라는 정책 목적에는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지대 박명숙 교수는 “15만원은 아이에겐 결코 적지 않은 금액으로, 자율적 소비를 위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쿠폰 사용이 시작된 이후 소상공인 매출은 빠르게 늘었다. 안경원은 일주일 새 57% 가까이 매출이 뛰었고, 의류, 외식, 학원업종에서도 20% 안팎의 증가가 나타났다.
쿠폰이 어떤 손을 거쳐 쓰였든, 소비 효과는 분명히 드러났다. 하지만 돈의 흐름이 ‘누구의 권리’로 여겨지느냐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부모가 대신 쓰는 건 당연하다는 입장부터, “아이도 국민이니 당연히 본인이 써야 한다”는 주장까지,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원금은 아이가 없었으면 나오지 않았을 돈”이라는 주장과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이미 충분하다”는 반박이 맞서면서, 이 문제는 단순한 재정 문제가 아닌 가족 내 소통의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소비쿠폰은 분명 소비를 늘렸고, 경제에는 긍정적 영향을 남겼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드러난 ‘아이의 권리’와 ‘부모의 책임’ 사이의 간극은, 단순한 정책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가정 내 고민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아이에게 주든 부모가 쓰든, 중요한 건 그 돈이 누구를 위해 적절히 쓰였는가다. 그 판단은 숫자가 아니라 가정 내 소통에 달려 있다.
블라인드 올라온 미담 주작글만 보다가 웬일로 현실적이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