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류인플루엔자로 달걀 수입 확대 발표
국내 달걀 첫 미국 수출, 기회 보인다
세종시 농장 AI 확진으로 불안감 고조

“미국 수출이 열렸다” 싶었는데, 기쁨도 잠시 불안감이 찾아왔다.
미국이 한국산 달걀 수입 확대를 선언한 지 며칠 만에 세종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서 달걀 수급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미국 시장 개척, 기회의 문이 열리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자국 내 심각한 달걀 공급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서 달걀 수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브룩 롤린스 미 농무부 장관은 업계 관계자들과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한국에서 더 많은 달걀을 수입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충남 아산시 계림농장이 이달 초 국내 최초로 특란 20톤(약 33만 5천여 개)을 미국 조지아주로 수출한 것에 이은 희소식이었다.
이로써 한국은 튀르키예, 브라질과 함께 미국의 주요 달걀 수입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에서는 2022년부터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되며 약 1억 6천600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되었다.

이로 인해 달걀 공급이 크게 줄어들면서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해 왔다.
미국 정부는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달걀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해외 수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롤린스 장관은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조류인플루엔자 퇴치 등에 최대 10억 달러(약 1조 4천700억 원)를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20일 발표에서는 치료제와 백신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최대 1억 달러(약 1천470억 원)를 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고병원성 AI 발생, 수출 불안감 증폭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걀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5일 세종특별자치시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4-2025년 유행기 기준으로 전국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42번째 사례다.

중수본은 즉시 초동대응팀을 현장에 투입하고 출입 통제, 살처분, 역학조사 등 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세종시와 천안, 공주, 계룡, 대전, 청주 등 인접 5개 지역의 산란계 농장과 축산시설, 축산차량 등에 일시이동중지 명령도 내려진 상태다.
최정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충청·세종 지역이 철새 북상 등의 요인으로 상당 부분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며, “철새도래지와 가금농장 진입로를 철저히 소독하고 방역 조치를 철저히 이행해 달라”고 현장에 당부했다.
한편, 미국으로의 달걀 수출 확대 가능성은 국내 달걀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4일 기준 특란 30구 평균 도매가는 5,335원으로 한 달 전(4,759원)보다 11.2% 상승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미국 수출이 본격화되면 가격 오름세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달걀 수출 확대로 인한 국내 가격 상승과 AI 발생으로 인한 공급 불안정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국내 공급 안정화와 수출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방역 강화와 생산량 확대 방안을 동시에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내 달걀 공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수출과 내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AI 발생 상황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철저한 대응으로 피해 확산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빨리 달걀을 사야겠군요. 사재기 수준은 아니고 달걀 한 판 정도를 사서 먹고 싶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