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한 마리에 6990원인데, 배추 한 포기에 9933원이라구요?”
추석을 앞두고 서민들의 장바구니가 무거워지고 있다.
시금치 가격은 단 한 달 만에 110% 넘게 급등해 한 단에 1만 원을 넘어섰다. 무, 오이, 당근도 예외는 아니다.
26일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배추 3포기 한 망이 2만9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같은 곳에서 파프리카(3입)는 9800원, 오이(5입)는 6890원, 미나리는 6310원, 무는 개당 4980원으로, 모두 가격이 크게 올랐다.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는 기후 변화와 생산비 증가 등이 지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서민들의 식탁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시금치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시금치 100g당 가격이 367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달 1일 가격인 1803원에 비해 103.82% 상승한 수치로, 전월 대비로는 111.21%나 뛰었다.
특히 대형마트에서 한 묶음당 300g인 시금치는 이미 1만 원을 넘어서며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배추도 비슷한 양상이다. 포기당 가격이 같은 기간 5414원에서 7306원으로 34.94% 올랐으며, 전월 대비 37.59% 상승했다.
무의 경우 개당 3901원으로 36.21% 상승해, 두 개만 사도 8000원에 가까운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오이 또한 개당 1364원으로, 묶음당 6000~7000원에 판매되며 ‘마트 치킨’ 한 마리보다 비싼 가격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채소 가격 급등이 일부 품목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파프리카의 경우 100g당 가격이 같은 기간 575원에서 1034원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미나리도 100g당 가격이 평년 대비 98.62% 상승했다. 이로 인해 대체 채소를 선택하려 해도 부담이 적지 않다. 알배기 배추마저도 51.59% 상승해 5032원을 기록하며,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들도 가격 안정화 위해 뛰어들어
치솟는 식자재 가격은 외식업계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김모씨(54)는 “한 상자에 1만 원 하던 청양고추가 이제 12만 원에 달하고, 상추 가격마저도 지난해에 비해 두 배로 올랐다”고 토로했다.
그는 매출은 그대로인데 식자재 비용만 급등해 “미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물가 상승에 대형마트들은 신선식품 가격 안정을 위해 산지 직송 확대, 물량처 다변화, 대체 물량 확보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태풍과 같은 기후 변화로 인해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형마트들은 사전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규 산지를 발굴하고 사전 계약재배를 확대해 안정적인 물량 수급을 확보하고 있다”며, “특히 필수 채소에 대해서는 스마트팜을 활용해 시세 변동과 상관없이 연중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역시 “가격 상승폭이 크거나 폭염으로 인해 품질 저하가 우려되는 채소를 일반 상품보다 30% 저렴하게 공급하는 ‘상생 채소’를 확대하고 있다”며, “올해 긴 폭염과 장마로 인해 자체 운영 중인 ‘스마트팜 채소’의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렸다”고 전했다.
홈플러스도 “상품화 과정을 축소한 ‘산지 그대로’ 품목군을 확대해 중간 작업 비용을 최소화하고 가격경쟁력을 강화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스마트팜 재배 물량을 30% 늘려 안정적인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