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선 제사상에도 올라
러시아선 1년에 16억 개 팔려
기술·감성·현지화 삼박자 효과

“단지 간식인데, 전 세계에서 500억 개 넘게 팔렸다고요?”
1974년, 대한민국에서 첫선을 보인 ‘초코파이’가 올해로 출시 50주년을 맞았다.
국내를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이 과자는 누적 판매량 510억 개, 누적 매출 8조 3천억 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초코파이는 초콜릿 코팅, 마시멜로, 비스킷 세 가지가 결합된 구조다. 마치 제과점에서 갓 구운 빵처럼 부드럽고 촉촉하지만, 유통기한은 수개월 이상 유지된다.
이러한 ‘촉촉함과 유통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구조 덕에 출시 당시부터 고급 간식으로 주목받았다.
오리온은 이후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1989년 ‘정(情)’이라는 단어를 제품명에 더했다.

초코파이를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을 나누는 매개로 포지셔닝한 전략이었다.
“국민 간식” 넘어 글로벌 시장서 대박
이후 국내에서 인기를 끌던 초코파이는 점차 세계로 무대를 넓혔다. 현재는 중국,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 60여 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러시아에선 작년 한해 16억 개가 팔렸다. 베트남에서는 명절 제사상에 초코파이를 올리는 일이 흔해졌고, 인도에선 채식 문화에 맞춰 식물성 젤라틴을 사용한 특화 제품이 등장했다.
이처럼 국경마다 입맛과 종교, 문화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오리온은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초코파이 브랜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 가지 힘이 작용했다.

첫째는 기술이다. 마시멜로, 비스킷, 초콜릿의 균형을 맞추는 제조공정과 수분 유지 기술은 제과업계에서도 수준 높은 노하우로 꼽힌다.
둘째는 감성이다. ‘정(情)’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초코파이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마음을 전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단순한 간식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셋째는 글로벌 전략이다. 해외 진출 초기부터 시장별 요구를 반영한 제품군을 만들고, 파트너와 유통 채널을 현지에 맞게 구성했다. 러시아에서는 잼을 넣은 제품, 인도에서는 딸기·망고 맛이 주류를 이루는 식이다.
50년간 이어진 꾸준한 사랑…“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중 충북 진천에 4600억 원을 투입해 초코파이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해외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68%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코파이는 오리온의 제과 기술을 집약한 결과물이자 세계인과 감정을 나누는 매개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맛과 경험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중국돈 받아 국내공장 키우는건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