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희망이 없다” 난리던 이곳… 중국인 돌아오자 ‘살맛 난다’? 이유 봤더니

외국인 고객 5년 만에 100만 명 돌파
중국인 무비자 입국에 소비 급증
관광산업 활기로 경제효과 기대

코로나19로 텅 비었던 국내 면세점 매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장기간 침체됐던 매장들에 중국인 쇼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예전의 북적임이 돌아온 것이다.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제도 시행과 함께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둔 한중 관계 개선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침체됐던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면세점, 5년 8개월 만에 외국인 고객 100만 명 돌파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구매 고객은 262만여 명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 고객은 101만여 명으로 19.2% 늘었다. 면세점 외국인 고객이 1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한국 음식과 패션에 대한 세계적 관심 증가로 외국인 방문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중국 관광객은 1월 36만여 명에서 8월 60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많은 수치다.

신세계면세점은 무비자 제도 시행 이후 명동점 방문 중국인이 90% 증가했으며, 매출도 40% 늘었다고 밝혔다.

현재 이 매장 고객 중 중국인 비중은 77%, 매출 비중은 86%에 달한다. 롯데면세점도 중국인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며 면세업계 회복을 이끌고 있다.

중국 관광객 지출 규모, 일본의 2배 이상 ‘경제 활력소’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국내 경제에 실질적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문체부와 한국은행은 중국인 관광객 100만 명 증가 시 약 2조 5600억 원의 관광수입과 GDP 성장률 0.08%포인트 상승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이번 무비자 정책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100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

2024년 문체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내 지출은 평균 224만 원으로, 일본인 관광객의 두 배가 넘는다.

김남조 한양대 교수는 “방한 중국인 중 20~25%가 단체 관광객으로, 비자 절차로 포기했던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소비력은 숙박, 음식, 교통 등 서비스 산업 전반에 경제적 파급효과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 정상회담 효과와 지속가능한 관광산업 과제

이러한 관광객 증가 추세의 가속화 변수로 면세업계는 내달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한한령(限韓令) 해제나 완화 신호가 나온다면 관광객 증가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마이스(MICE) 단체는 정부 정책에 따라 움직여, 정상회담 결과가 중요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조적 과제도 지적한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중국 단체 관광객은 중국인 소유 매장을 주로 이용해 서비스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자유여행객 중심 전략, 지역 특화 콘텐츠, 관광지 수용력 관리 등 구조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관광업계 또한 “무비자 정책으로 시작된 방문을 장기적 재방문으로 이어가려면 플랫폼과 콘텐츠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발성 효과를 넘어 관광산업의 장기적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