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침체 속 내수와 과학기술로 승부수
사상 최대 재정적자 감수하며 성장 추진
한국 기업들에겐 기회와 위협 공존해

“체화 지능, 6G, 휴머노이드 로봇…” 중국이 미래 경쟁력을 위해 내놓은 키워드들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경제 둔화와 부동산 침체, 청년 실업 등 산적한 위기 속에서도 중국은 과감한 돌파구를 찾아냈다.
최근 폐막한 양회(兩會)에서 중국은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적자를 감수하며 과학기술 혁신과 내수 진작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상 최대 재정적자 감수하며 진행한 돌파구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과 함께 8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11일 오후 3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폐막식에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약 3천 명의 전인대 위원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한 정부업무보고가 통과됐다.
자오러지 상무위원장은 ‘호흡기 감염’으로 불참했으며, 그 자리에는 리훙중 부위원장이 대신 앉아 폐막사를 낭독했다.

리 부위원장은 “우리는 강국 건설과 민족 부흥이라는 광대한 청사진에 닻을 내리고, 흔들림 없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국무원 총리의 내외신 기자회견은 올해도 열리지 않았다.
총리 기자회견은 작년 31년 만에 폐지되어 시진핑 주석의 권력 강화를 시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 주석은 폐막 연설을 하지 않았다.
내수와 과학기술로 위기 돌파 나서
이번 양회는 내수와 부동산 침체, 지방정부 부채 누적, 청년 실업률 상승, 저출산과 고령화 등 국내 문제에 더해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으로 무역·외교 리스크까지 심화된 상황에서 열렸다.

중국은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내수’와 ‘과학·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작년에 세 번째로 중요시되던 내수 문제가 올해는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중국 당국은 올해 재정적자율 목표를 GDP의 4%로 상향 조정하고, 5조 6천600억 위안(약 1천122조 원)의 재정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경제 회복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과학기술 부문에서는 ‘체화 지능'(embodied intelligence·실제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AI 로봇)과 6G, 휴머노이드 로봇, AI 스마트폰·PC 개발 등 전략 산업 영역 지원을 강화하고 과학기술 예산을 10% 증액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최근 중국산 인공지능 모델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세계적 관심을 모은 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

양회를 계기로 공개석상에 선 중국 외교부와 상무부 수장들은 무역 전쟁을 개시한 트럼프 행정부에 강경하게 맞서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실용적인 태도를 취했다.
중국 변화의 영향,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중국의 이러한 결정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내수 진작 정책은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이 소비를 활성화하면 화장품, K-팝, 패션 등 한류 관련 산업도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중국의 과학기술 투자 확대는 한국 기업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중국이 기술 경쟁력을 높이면 한국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배터리, 반도체, 전기차 산업에서 중국 기업들의 성장은 한국 기업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될 경우, 양국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은 난처한 입장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핵심 산업에서 미국과 중국이 서로 다른 규제를 적용한다면 한국 기업들은 양쪽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정책 변화는 우리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가 회복되면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 국내 관광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변화는 한국에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가져올 전망이다. 중국의 돌파구가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의 대응 전략은 무엇이어야 할지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가 빨리 안정되어야 경제도 돌볼 틈이 생길텐데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