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만 부탁한다”는 말 믿었다 ‘날벼락’… 당근이 칼 뽑은 ‘이유’

“3일만 맡아달라더니…”
강아지 유기된 채 남겨져…
당근, 사용자 추적 시스템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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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의 게시글 규제 / 출처 : 연합뉴스

“딱 사흘만 부탁드려요.”

중고거래 앱 당근을 통해 강아지를 맡아달라는 메시지를 받은 A 씨는 처음엔 가벼운 부탁이라 여겼다. 상대방은 근처에 사는 이웃처럼 보였고, 매너 온도도 나쁘지 않았다.

며칠만 돌봐주면 된다는 말에 선뜻 강아지를 맡았지만, 견주와 연락을 나눈 것은 그게 마지막이었다.

며칠이 지나도 견주는 나타나지 않았고, 연락도 두절됐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A 씨가 당근 앱을 확인하자, 상대방은 이미 탈퇴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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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의 게시글 규제 / 출처 : 연합뉴스

A 씨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되자,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저건 진짜 유기 아닌가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이런 건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어떤 이용자는 “이래서 앱으로 반려동물 맡기겠다는 글만 보면 걱정부터 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누군가는 과거 “동물을 쉽게 생각하고 데려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거래 게시판엔 안 됩니다”… 당근의 강수

해당 사건 이후, 당근은 곧장 조치를 취했다. 현재는 중고거래 게시판에 반려동물을 맡아달라는 글 자체가 등록되지 않도록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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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의 게시글 규제 / 출처 : 뉴스1

게시글 제목에 ‘강아지 봐주실 분’ 등 유사 문구를 입력하면 운영 정책 위반 알림이 뜨며 자동으로 차단된다. 당근은 이 기능을 “물품 거래에만 집중하려는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단, ‘당근알바’와 같은 구인·구직 게시판은 예외적으로 이용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사업자 등록이 필요하며, 이웃 간 부탁 수준이라 하더라도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미노출되거나 제재된다.

당근은 단순 차단에 그치지 않았다. 문제 사용자가 탈퇴 후 다른 전화번호나 아이디로 재가입을 시도해도 동일 인물로 판별해 차단하는 기술도 도입했다.

구체적인 판별 방식은 ‘서비스 악용 방지’를 이유로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신고와 AI 필터링을 통해 정책 위반 사례를 실시간으로 걸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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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의 게시글 규제 / 출처 : 연합뉴스

또한 앱 내 채팅창에서는 이용이 제한된 사용자로부터 메시지가 올 경우 붉은색 경고 라벨이 자동으로 표시돼, 상대방이 이상 행동을 하는 인물임을 즉시 인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유기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벌어지는 유기 행위는 법적 제재 이전에 방지 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당근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웃 간 신뢰에 기반한 커뮤니티를 지키기 위해 정책 위반에 더욱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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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애초에 생명 거래는 안됨…알바도 돈을 지급하는 식으로 소일거리 신청할 순 있는데 그것도 잘 봐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