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세 받으려다 무슨 일”…발칵 뒤집힌 건물주들

상가 낙찰가 감정가의 절반도 안 되는 충격적 상황
전국 상가 10곳 중 1곳 비어 있어
대학가 상권마저 초토화…공실률 최대 45%
상가
상가 건물 기피 / 출처: 뉴스1

“내 노후를 책임질 줄 알았던 상가 건물이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수도권의 한 상가 건물주가 털어놓은 한숨 섞인 고백이다.

최근 경매시장에서 상가 건물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은퇴 후 임대 수익을 기대했던 건물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경매시장에서 외면받는 상가건물

지지옥션이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월 서울 상가 경매 건수 258건 중 단 40건만이 낙찰됐다.

상가
상가 건물 기피 / 출처: 연합뉴스

낙찰률은 15.5%로, 20건 중 3건만이 새 주인을 찾은 셈이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낙찰률 하락세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더 큰 문제는 낙찰가격이다. 경기도의 경우 낙찰가율이 48.1%까지 하락했다. 감정가의 절반도 받지 못하고 팔리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도 낙찰가율이 68.1%로 하락했으며, 평균 응찰자 수는 1.38명에 그쳤다. 이러한 현상은 상가 시장 전반의 침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바꾼 소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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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건물 기피 / 출처: 연합뉴스

이처럼 상가 시장이 침체된 근본적인 원인은 소비 패턴의 변화에 있다. 2023년 기준 온라인 쇼핑 비중이 전체 소매 판매의 50.5%를 차지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존재 가치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인 상권마저 위협하고 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한때 ‘황금 상권’으로 불리던 대학가의 몰락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신촌·이대 지역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2분기 기준 18%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90년대에는 여기가 명동 다음가는 상권이었다”는 한 공인중개사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대학가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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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건물 기피 / 출처: 연합뉴스

종합부동산서비스기업 도시와경제의 송승현 대표는 “신촌 상권이 슬럼화되고 있다”며 “건물 유지·보수와 임대료의 적정 수준 조정 여부에 따라 상권의 부활 가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래가 불투명한 노후 자산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차시장 분석은 더욱 우울한 전망을 제시한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상가 임대가격지수가 전분기 대비 하락했으며, 중대형상가와 집합상가의 투자 수익률도 함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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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건물 기피 / 출처: 연합뉴스

장기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통계청 전망에 따르면 207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46.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 인구 감소와 GDP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2050년 GDP는 2020년 대비 2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상가 투자의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지옥션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신도시 단지 내 상가와 같이 입지가 나쁘지 않은 곳에서도 유찰되며 매물이 쌓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는 더 이상 좋은 입지만으로는 상가의 가치를 보장할 수 없게 됐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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