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부유하던 나라였는데 “반년 만에 또?”…중국에 ‘러브콜’까지

아르헨티나, 2만 페소 지폐 유통
세계 최고 부국의 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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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2만 페소 발행 / 출처: 연합뉴스

한때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가 반년 만에 또다시 최고액권 지폐를 발행해 충격을 주고 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아르헨티나 지폐 제작마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세기 전만 해도 세계 5위 부국이었던 나라가 이처럼 추락한 배경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6개월 만에 최고액권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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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2만 페소 발행 / 출처: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이달 중순부터 2만 페소 지폐를 시중에 유통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지난 5월에 발행된 최고액권 1만 페소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작년에는 최고액권이 1천 페소에서 2천 페소로 바뀌었다는 점으로 1년 사이 최고액권의 액면가가 무려 20배나 뛴 것이다.

중앙은행은 이번 고액권 발행이 금융 시스템의 운영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지폐 인쇄량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현금자동입출금기 운용 예산과 은행의 업무 처리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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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2만 페소 발행 / 출처: 연합뉴스

하지만 이면에는 심각한 경제적 위기가 자리 잡고 있는데,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페소화 가치를 50%가량 평가절하하고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실시했음에도, 10월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은 193%에 달했다.

정부는 월간 물가상승률이 10월에 2.7%까지 떨어진 것을 두고 경제가 안정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중산층이 무너지고 빈곤층이 급증하면서 ‘실속 없는 성과’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아르헨티나 지폐, 알고 보니 ‘중국산’?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이번 2만 페소 지폐의 제작이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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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2만 페소 발행 / 출처: 연합뉴스

적자에 시달리던 아르헨티나 조폐공사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외국 업체들과 경쟁 입찰을 진행했고, 중국 국영기업이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해 낙찰을 받았다.

1천장당 48~49달러라는 가격은 이웃 브라질이나 미국의 제안가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현실은 20세기 초반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로, 1913년 즈음 아르헨티나는 1인당 소득이 세계 상위 5개국에 들었고, 영국을 제외한 모든 유럽 국가보다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80년 평균 인플레이션 수치, 무려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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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2만 페소 발행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당시 일본 식민지였던 한국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지만 1929년 대공황 이후 아르헨티나의 쇠락이 시작됐다.

만성적인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이 나라를 좀먹었다.

1944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 인플레이션율은 190%에 달했고, 정부는 9차례나 국가부채를 갚지 못했다.

과도한 정부지출과 이를 메우기 위한 통화 발행의 악순환이 이어졌고 정부 규모는 2003년 GDP의 23.2%에서 2022년 37.8%로 크게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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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2만 페소 발행 / 출처: 연합뉴스

결국 2022년 기준 아르헨티나의 1인당 GDP는 13,686달러로, 한국 34,822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치적 불안정, 잘못된 경제 정책, 수입대체산업화의 부작용 등이 겹치면서 한때 세계 최고 수준의 부국이었던 나라는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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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주당이 아무리못해도 국짐당보단잘한다,
    극좌파,극우파척결하고 중국멀리하고 미국우선하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