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20만 원씩 지원해 줍니다”…연 240만 원 주는 숨겨진 정부 혜택

치솟는 월세에 생활고 시달리는 청년들
연 240만 원 지원책, 숨통 트일 기회
1만 5천 명만의 기회, 신청 열기 뜨거울 듯
월세 지원
서울시 청년월세 지원 / 출처: 연합뉴스

“한 달 월세 내고 나면 통장에 남는 건 한 줌이에요. 식비, 교통비, 공과금까지 생각하면 남는 게 없는 셈이죠..”

서울 관악구에서 원룸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김 모(27) 씨는 매달 월급 통장을 열 때마다 한숨부터 나온다.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70만 원, 관리비 8만 원을 내는 그에게 서울 생활은 버겁기만 하다. 월급의 절반 이상이 주거비로 빠져나가는 현실에 저축은 언감생심이다.

높은 월세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숨통을 틔울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다.

월세 지원
서울시 청년월세 지원 / 출처: 연합뉴스

치솟는 월세, 막막한 청년들

최근 서울 지역 월세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청년들의 주거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부동산 앱 다방의 ‘1월 다방여지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 지역 연립·다세대 원룸의 평균 월세는 보증금 1000만 원 기준 75만 원으로 전월보다 2.4% 상승했다.

특히 구로구의 경우 한 달 사이 월세가 51만 원에서 69만 원으로 무려 35%나 급등해 청년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월세 지원
서울시 청년월세 지원 / 출처: 뉴스1

대학가의 상황은 더욱 절박하다. 새 학기가 시작되며 수요가 몰리는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원룸의 평균 월세는 60만 9천 원, 관리비는 7만 8천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6.1%, 8.1% 증가했다.

이처럼 가파른 상승세에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년 1인 가구는 경제적 취약성이 높아 주거비 부담이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킨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숨통 트이는 월세 지원책 등장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서울시가 청년층을 위한 반가운 대책을 내놓았다.

월세 지원
서울시 청년월세 지원 / 출처: 뉴스1

서울시는 10일, 19~39세 청년 1만 5천 명에게 월 최대 20만 원씩 12개월간 총 240만 원의 월세를 지원하는 ‘2025년도 청년월세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취업난과 주거비 부담으로 이중고를 겪는 청년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될 전망이다.

신청은 11일 오전 10시부터 24일 오후 6시까지 서울주거포털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만 진행된다.

지원 대상은 서울시에 주민등록된 19~39세(1985~2006년 출생) 무주택 청년 1인 가구로, 임차보증금 8천만 원 이하, 월세 60만 원 이하 주택에 거주해야 한다.

빌라 월세 상승
서울시 청년월세 지원 / 출처: 연합뉴스

소득 조건은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여야 하며, 서울시는 심사를 거쳐 9월에 선정자를 발표하고 10월 말부터 지원금 지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번 청년월세지원이 청년들의 주거 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청년의 다양한 주거 상황에 맞춘 실효성 있는 주택정책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근본적 해결책 필요성 제기

전문가들은 이러한 단기적 지원책과 더불어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주택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월세 지원
서울시 청년월세 지원 / 출처: 연합뉴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집값 상승기에 대출을 조였고, 집값 하락기에 전세 보증금 사기가 발생하자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제한한 결과, 결국 월세 수요가 폭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우리나라는 공공 임대가 전체 주택의 8%에 불과하고 92%를 민간에서 공급하는 구조”라며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이에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보통 10년 가까이 소요되는 재개발 인허가 과정을 대폭 단축해 공급 속도를 높여야 주택난에 대한 불안 심리를 해소하고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번 지원책이 일시적 처방이 아닌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 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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