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트서 사라지는 계란
계란값 폭등에 품귀 현상까지

“계란값이 너무 올라서 이제 사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미국에서 계란 품귀 현상이 심화되면서 마트 진열대에서 계란을 찾기 어려워졌다.
계란 가격이 폭등하면서 식당들은 계란 요금 추가 부과에 나섰고, 일부 지역에서는 계란 도난 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서 계란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12구 A등급 계란의 평균 가격은 지난 1월 4.95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53% 상승했다. 이는 2023년 1월 기록한 최고가(4.82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전문가들은 계란 가격이 오른 이유로 조류독감(AI) 바이러스의 확산을 꼽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AI 바이러스 확산 이후 1억 5000만 마리 이상의 가금류가 피해를 입었고, 작년 12월에만 1320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됐다.
미국 내 계란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일부 식당들은 가격 인상에 나섰다.
와플 전문점으로 잘 알려진 ‘와플하우스’는 지난 3일부터 계란이 포함된 메뉴에 50센트(약 700원)를 추가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업체 측은 “계란 공급 부족으로 인해 추가 요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계란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수송 트럭에 실려 있던 계란 10만 개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금액은 약 4만 달러(약 5800만 원)로 추산된다.
계란 가격 폭등은 소비자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

특히 가정 내 식품 물가 상승의 3분의 2가 계란값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란값 부담에 닭 직접 키우는 미국인 증가
계란값 부담이 커지자 자택 뒷마당에서 직접 닭을 키우려는 미국인도 늘고 있다.
미국반려동물제품협회(APPA)에 따르면, 뒷마당에서 닭을 키우는 미국 가정이 1100만 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8년 580만 가구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계란을 얻기 위해 직접 닭을 키우는 것이 꼭 경제적 이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닭장을 마련하는 초기 비용이 평균 500달러(약 72만 원)에 이르고, 사료와 관리 비용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가게에서 계란을 사는 것이 저렴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 확산세가 계속될 경우 계란값 상승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계란값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공급업체들이 생산을 확대하면서 가격이 다시 안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