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상승 편중
빅테크 주도장세 심화
자금 쏠림 리스크 확대
올해 미국 증시는 사실상 소수 빅테크 주식이 지수를 끌어올린 ‘편식 장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S&P500 지수 상승분의 3분의 1을 알파벳과 엔비디아 단 두 종목이 책임졌고, 범위를 넓히면 빅테크 몇 종목이 지수 수익의 절반을 좌우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AI·반도체 대형주 쏠림이 심화되면서 “지수는 오르는데 내 계좌는 제자리”라는 투자자들의 체감 괴리가 커지고 있다.
알파벳·엔비디아가 S&P 상승의 3분의 1 책임
미국 시장조사기관 데이터트렉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S&P500 지수 상승분 가운데 약 34%를 알파벳과 엔비디아 두 종목이 책임졌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알파벳은 홀로 전체 상승분의 20%를 끌어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약 60%대 후반 상승했다.
S&P500 지수는 미국 상장사 500개로 구성된 대표 지수로,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라 초대형 기술주의 주가 변동이 지수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데이터트렉리서치는 “빅테크 상위 종목까지 범위를 넓히면 올해 S&P500 상승분의 절반 가까이가 이들 종목에서 나왔다”며 “시장이 소수 대형 기업에 점점 더 의존하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대로 지수에 속한 상당수 종목은 시장 평균 수익률을 밑돌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엔비디아 빠지자 되레 지수 더 올라
흥미로운 것은 지수 기여도가 항상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달 엔비디아 주가는 3일부터 28일까지 약 14% 하락했다.
데이터트렉리서치는 “이 기간 S&P500 지수는 0.1% 오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엔비디아를 빼고 계산하면 상승률이 0.4% 수준까지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특정 종목의 변동성이 지수 전체를 가리는 ‘착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증시에서도 AI와 반도체에 대한 기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되며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두 회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코스피 전체의 약 30%를 차지한다. AI 학습·추론, 데이터센터 서버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반도체 수요로 직결되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결과다.
반면 실적 개선이 더딘 중소형주나 비(非)AI 업종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양극화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수만 보고 투자 판단하기 어려운 장세”
한편 전문가들은 올 한 해 미국과 한국을 막론하고 “지수는 상승하지만 참여 기업은 제한적인 장세”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한다.
시장 전체를 담는 인덱스 투자만으로는 체감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고, 그렇다고 소수 빅테크에 ‘몰빵’하자니 변동성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는 딜레마다.
특히 특정 테마나 소수 종목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가 심화되면, 해당 종목에 악재가 발생했을 때 시장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국내 한 운용사 관계자는 “AI·반도체처럼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에 일정 부분 비중을 두는 전략은 유효하지만, 개별 종목 쏠림이 심해질 경우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해진다”며 “지수 흐름만 보고 시장을 낙관하기보다는, 실제 계좌 수익률과 포트폴리오 구성을 함께 점검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