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짜리 에어컨이 있다?”… 삼성·LG의 ‘역대급’ 신경전

댓글 0

AI 시대엔 ‘에어컨’도 달라졌다
냉난방공조, 이제는 미래 산업 인프라
삼성
삼성과 LG의 냉난방공조 사업 / 출처 : 뉴스1

“요즘 에어컨도 경쟁이 심해요?”

AI와 데이터센터 시대가 열리면서, 공기를 다루는 기술이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냉난방공조 시장’을 두고 정면충돌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냉난방공조란 무엇인가…산업을 움직이는 ‘공기 기술’

냉난방공조(HVAC)는 난방·환기·냉방을 포함한 공기의 온도와 흐름을 조절하는 시스템 전체를 뜻한다.

쉽게 말해, 겨울엔 따뜻하게, 여름엔 시원하게 만들고, 환기와 공기질까지 책임지는 설비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삼성
삼성과 LG의 냉난방공조 사업 / 출처 : 연합뉴스

그동안은 아파트나 사무실에 설치된 에어컨과 난방기기 정도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대형 쇼핑몰, 공항, 병원, 반도체 공장, 그리고 무엇보다 AI 데이터센터까지 냉난방공조 기술이 들어가지 않는 공간이 없다.

그만큼 이 시장은 산업 전반을 지탱하는 필수 인프라로 변모하고 있다.

삼성·LG, 기술 중심 주도권 놓고 격돌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를 약 2조 4천억 원에 인수했다.

플랙트는 65개국에서 중앙 공조 설비를 공급하며, 특히 데이터센터와 제약공장처럼 온도·습도 관리가 까다로운 시설에 강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다.

삼성
삼성과 LG의 냉난방공조 사업 / 출처 :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이 회사를 품은 이유는 간단하다. AI와 로봇, 자율주행, 확장현실(XR) 기술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그 뒷단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시간 쉬지 않고 작동하는 고성능 서버를 식히기 위해선, 고효율 냉각 시스템이 필수다.

삼성은 플랙트 인수를 통해 데이터센터는 물론, 대형 플랜트, 병원, 식품 공장 등으로 진출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동남아·중남미·중동 등 ‘글로벌 사우스’ 시장을 다음 성장 기지로 삼고, 쇼핑몰·오피스빌딩 등 상업 인프라 확장에 공조 시스템을 연계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말, 냉난방공조 사업을 H&A사업본부에서 분리해 ES사업본부라는 독립 부서를 만들었다.

삼성
삼성과 LG의 냉난방공조 사업 / 출처 : 연합뉴스

이러한 전략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 LG전자 ES사업본부는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조 544억 원의 매출, 21% 증가한 4,06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HVAC 시장의 규모는 현재 전 세계 약 420조 원 수준이며, 2034년까지 약 73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친환경·고효율·스마트화가 공조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며, 삼성과 LG는 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 스마트 빌딩 통합 플랫폼 등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