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 훌륭해서 뽑았는데 “다른 사람이 왔어요”… 뜻밖의 부작용에 기업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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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서부터 면접까지 ‘AI 조력자’
지원자도 기업도 혼란 속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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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시장에서의 AI / 출처 : 뉴스1

“면접 때 진짜 본인이 맞는지도 모르겠어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심지어 면접까지 AI가 관여하는 일이 늘면서 기업들이 진짜 실력을 가늠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커리어 플랫폼 레주메지니어스가 미국 채용 담당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6%는 “AI 때문에 지원자의 진정성을 평가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자기소개서나 추천서를 AI로 작성한 경우가 가장 흔한 문제 사례로 지목됐으며, 포트폴리오와 SNS 프로필조차 AI로 꾸며낸 사례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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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시장에서의 AI / 출처 : 연합뉴스

AI 도입률이 높은 한국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확인된다. AI 표절검사 기업 무하유가 작년 분석한 국내 자기소개서 89만 건 중 절반 가까이(48.5%)가 생성형 AI 활용이 의심되는 수준이었다.

IT업계 관계자는 “코딩 테스트나 기획서 제출과 같은 실무 평가에서도 AI 사용이 늘고 있다”며 “AI 생성 여부를 탐지하는 기술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AI 전면 금지? 현실과 동떨어진 해법

그렇다고 AI 사용을 채용 과정에서 전면 금지하긴 어렵다는 게 채용업계의 중론이다. 이미 실무 현장 곳곳에서 AI는 번역, 보고서 작성, 통계 정리 등 다양한 업무에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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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시장에서의 AI / 출처 : 연합뉴스

레주메지니어스 설문에선 “AI 덕분에 좋은 후보자를 찾았다”는 응답도 75%에 달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AI 사용 여부’보다 ‘AI 활용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단순히 AI가 작성한 결과물을 그대로 제출하는 것과, 이를 검토하고 수정해 자기 것으로 만든 경우는 다르게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IT 기업들은 지원자가 AI로 생성한 코드를 제출하더라도 로직 설계를 직접 설명할 수 있으면 긍정적으로 본다.

‘사람 vs AI’ 대립 대신, 협업 기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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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시장에서의 AI / 출처 : 연합뉴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반가운 연구위원은 “AI로 생성된 허위 정보나 남의 저작물을 자신의 결과물처럼 내는 건 윤리적 문제”라면서도 “단순 AI 사용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협업 역량의 하나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입 지원자가 어느 수준까지 AI 도움 없이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각 기업의 업무 환경과 인재 육성 방식에 따라 기준을 달리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짜 실력은 ‘AI 없이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AI를 어떻게 쓰느냐’로 바뀌는 중이다.

기술이 빨라지는 만큼, 사람의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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