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사상 최고가 경신한 은
중국 재고 10년 만에 최저 수준
내년엔 온스당 100달러 전망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은 선물 가격이 지난달 28일 온스당 56.446달러로 6.67%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들어 은값은 무려 94% 폭등했다. 같은 기간 63% 상승한 금을 30%포인트 이상 앞지르는 상승률이다. 금값이 온스당 4400달러에 육박하며 고점 부담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은으로 몰린 영향이 크다.
금은 비율(금 가격을 은 가격으로 나눈 값)은 11월 말 77 대 1 수준이다. 장기 평균인 70 대 1보다 높아 은이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發 공급 쇼크

은 시장은 5년째 공급 부족을 기록 중이다. 상하이선물거래소 창고의 은 재고량은 2015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상하이금거래소 거래량도 9년여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중국의 은 수출량은 10월 660톤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는 가격 상승세를 완화하기 위해 대량의 은이 런던으로 수출됐기 때문이다.
런던 보관고 재고도 2022년 6월 3만 톤 수준에서 2025년 3월 2만2000톤대로 급감해 수년 내 최저치에 근접했다.
공급난이 심해지면서 일부 트레이더들은 선적 기한을 맞추기 위해 해상 운송 대신 비용이 훨씬 비싼 항공 운송을 택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인도 수요 폭발

세계 최대 은 소비국 인도가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인도는 매년 약 4000톤의 은을 소비한다. 장신구와 식기 등 전통적 수요에 더해 투자 목적 매수가 활발하다.
올해는 수확기와 최대 명절 ‘디왈리’가 겹치면서 수요가 더욱 급증했다. 최근 인도 은 가격은 kg당 17만4000루피로 연초 대비 85% 이상 치솟았다.
인도는 필요 물량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시장에서 인도 수요가 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졌다.
산업 수요도 사상 최대

은은 전기·열전도율이 뛰어나 태양광 패널, 전기차, AI 서버 및 반도체 부품 등 첨단 산업 전반에서 필수 소재로 쓰인다.
2025년 들어서만 7억 온스 이상의 산업 수요가 발생했다. 세계 태양광 설치량이 올해 695GW로 전년 대비 16% 증가한 것도 은 수요 증가의 주요 배경이다.
전기차 한 대에는 약 25~50g의 은이 필요한데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사용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적인 전기화·에너지 전환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은은 귀금속이자 산업금속이라는 이중적 특징을 통해 구조적 강세 압력을 받고 있다.
“온스당 60달러 돌파 임박”

인베스코의 폴 심스는 은 시장 규모가 금의 10%에 불과해 가격 충격에 민감하다면서도 이번 상승은 공급난·인도 수요·산업 수요 확대가 동시에 작용한 복합적 효과라고 강조했다.
오스트레일리아-트레이딩닷컴의 피터 맥과이어는 공급 부족과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은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며 몇 주 안에 온스당 60달러 돌파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연준이 12월 25bp(베이시스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을 바꿨다. 시장은 현재 85% 확률로 12월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장기 전망도 낙관적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2026~2027년 은 가격이 온스당 70~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 관계자는 “은 가격은 단기 조정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공급 부족과 산업 기반의 수요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