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급등에 전염병까지…
밥상 덮친 ‘이중 악재’
채소·고기 모두 불안하다

“양배추보다 배추가 싸다니, 밥상 물가가 뒤집혔네.”, “소고기까지 불안하다니, 대체 뭘 먹고 살라는 건가.”
가격은 치솟고, 전염병 우려는 커지고 있다. 채소는 물론 고기와 생선까지, 우리 식탁이 전방위로 흔들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3월 기준 양배추 한 포기 평균 소매 가격은 6121원이다. 1년 전보다 무려 49.5%나 오른 수치다.
이달 배추 평균 가격은 5506원으로, 양배추가 600원 이상 더 비싸졌다.

양배추 가격이 배추를 앞지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평년 3월 기준으로는 배추가 약간 더 비쌌다. 하지만 겨울철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하면서 양배추 생산량이 급감했고,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무와 당근 등 다른 채소들도 줄줄이 오름세다. 무 한 개 평균가는 3112원으로, 지난해보다 66% 넘게 올랐고, 당근(1kg)은 1227원 오른 5696원을 기록했다.
축산·수산물도 불안… ‘고기값’까지 비상

채소뿐 아니라 축산물과 수산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 전염병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축산물 수급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축산농가에 대해 방역을 강화하고 있으나, 일선 농가에서는 “감염이 확산될 경우 공급 차질은 시간문제”라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수산물 가격도 들썩인다. 고등어, 갈치, 오징어 등은 기상 악화와 고수온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한층 높아졌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논란도 밥상 불안을 더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소해면상뇌증(BSE·일명 광우병)’과 관련된 검역 우려가 다시금 제기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산 소고기 괜찮은 거냐”는 질문이 잦아졌다.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수입 제한 조치를 내리지는 않았지만, 상황에 따라 일부 유통업체에서는 미국산 대신 호주산, 국산 대체 수요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정부도 물가 진정과 수급 안정을 위해 대응에 나섰다.

양배추에는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 물량을 늘리고,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최대 40%까지 할인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물가와 방역, 수입 안정성까지 겹친 ‘이중 삼중 악재’ 속에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쉽게 줄어들기 어려워 보인다.
밥 한 끼 차리는 데도 안심할 수 없는 요즘, 정부의 보다 선제적이고 정밀한 대응이 요구된다.
무정부 탁상행정 무사안일 극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