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기만 한다고 다가 아니죠”…자식 버린 부모 더는 유족연금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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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 부모 연금 제한
유족연금 수급 차단
2026년 제도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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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부양의무를 위반한 부모에 유족연금 제한 시행 (출처-연합뉴스)

어린 자녀를 버린 뒤 수십 년간 연락 한 번 없다가, 자녀가 사망하자 갑자기 나타나 보험금·유산을 요구하는 사례는 여론의 공분을 불러온 단골 소재였다.

이른바 ‘구하라법’ 논의를 촉발한 이런 문제 제기가 국민연금 제도에도 반영됐다. 부양 의무를 저버린 부모의 유족연금 수급을 제한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앞으로 미성년 자녀를 유기·학대한 부모는 상속권을 잃을 경우 자녀 사망으로 발생하는 각종 연금 급여에도 손을 대지 못하게 된다. 공적 연금 제도가 ‘상식적인 정의감’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한 발 더 나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양의무 저버리면 유족연금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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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부양의무를 위반한 부모에 유족연금 제한 시행 (출처-연합뉴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부양의무를 위반한 부모의 유족연금 수급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순히 지급 요건을 손질한 기술적 정비가 아니라,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에게 공적 급여를 줄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를 제도에 반영한 조치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핵심 내용은 단순하다.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는 자녀가 사망했을 때 국민연금에서 나오는 각종 유족 급여를 받을 수 없다.

그동안에는 양육을 사실상 포기한 부모라도 법률상 상속권이 유지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이를 근거로 자녀 명의 보험금·연금에 손을 대는 사례가 나와 국민적 반감을 샀다. 개정안은 이런 ‘얌체 수급’에 제도적으로 제동을 거는 장치다.

상속권 상실 판결이 연금 제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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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부양의무를 위반한 부모에 유족연금 제한 시행 (출처-연합뉴스)

연금 수급 제한 기준은 민법상 상속권이다. 개정 국민연금법은 민법 제1004조의2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상속권 상실 판결을 받은 부모를 대상으로 한다.

가정법원이 자녀 유기·학대 등으로 “상속 자격이 없다”고 확정하면, 국민연금공단도 이를 근거로 해당 부모에게 유족 급여 지급을 거절하게 되는 구조다.

지급 제한 대상도 넓게 설정됐다. 매달 지급되는 유족연금뿐 아니라, 그동안 납부한 보험료를 돌려주는 ‘반환일시금’, 장제비 성격의 ‘사망일시금’, 아직 지급되지 않은 ‘미지급 급여’ 등도 모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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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부양의무를 위반한 부모에 유족연금 제한 시행 (출처-연합뉴스)

자녀의 사망으로 인해 국민연금법상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을 사실상 전면 차단한 셈이다. 자녀를 키우지 않은 부모가 자녀의 죽음을 계기로 공적 연금에서 돈을 가져가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법부·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026년부터 적용…연금 신뢰 회복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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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부양의무를 위반한 부모에 유족연금 제한 시행 (출처-연합뉴스)

한편 이번 제도 변화는 즉시 적용되지는 않는다. 상속권 상실을 규정한 민법 개정안의 시행 시기에 맞춰 2026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시행 이후에는 양육 의무를 방기한 부모가 민사소송을 통해 상속권을 잃은 경우, 국민연금공단 창구를 찾아 유족연금이나 각종 일시금을 요구하는 일은 제도적으로 막히게 된다.

정부는 이번 개정이 국민연금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하고 자녀를 키워 온 다수 가입자 입장에서는 제도가 최소한의 정의감과 상식에 맞게 운용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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