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은 호황인데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업계에 ‘빨간 불’ 들어온 이유

호텔은 최고 매출 기록
면세점은 적자 늪 못 벗어나
“좋은 실적인데 웃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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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과 면세점 / 출처 : 연합뉴스

“호텔은 잘 나가는데 회사 전체는 적자라니, 이걸 축하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호텔신라와 호텔롯데 등 복합관광업체들이 지난해 호텔 부문에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도 연간 실적은 적자로 마감했다.

주력 계열인 면세점 사업이 고환율과 고정비 부담, 그리고 중국인 단체관광객 회복 지연의 삼중고에 빠지면서 전체 수익을 끌어내린 것이다.

호텔은 ‘고급 투숙 수요’로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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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과 면세점 / 출처 : 뉴스1

호텔신라는 지난해 호텔레저 부문에서 연결 기준 매출 7180억 원, 영업이익 645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고 매출 성적표를 받았다. 외국인 투숙객 증가와 고급 호텔 수요 회복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호텔롯데 역시 같은 해 호텔앤리조트 부문에서 1조 4191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국인 투숙객은 전년 대비 20.5% 증가했고, 객실 매출도 11.3% 올랐다.

면세는 ‘고정비+다이궁 부작용’ 이중고

반면 면세 부문은 양사 모두 깊은 부진에 빠졌다. 호텔신라의 면세 부문 매출은 3조 3029억 원으로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757억 원에 달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여파 이후 4년 만의 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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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과 면세점 / 출처 : 연합뉴스

호텔롯데 역시 면세점에서 143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에 대한 수수료 부담, 인천공항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이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말 다이궁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했고, 그 여파로 전체 매출은 감소했지만 수익성은 소폭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업은 매출 총액보다 수익 구조가 중요하다”며 “다이궁 위주로 매출을 키우던 관행이 오히려 손익을 악화시켰다”고 전했다.

“면세가 너무 커졌다”… 호텔의 빛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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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과 면세점 / 출처 : 연합뉴스

결국 문제는 전체 구조다. 호텔과 면세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구조에서 면세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 보니, 호텔의 양호한 실적조차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 전체가 적자 상태인데 호텔 부문만 잘됐다고 축하하기도 애매하다”며 “실적 발표 후에도 내부 분위기가 썰렁한 건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제는 호텔이 잘돼도 전체 실적을 끌어올릴 수 없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단기간에 바뀌기 어렵다는 점이다. 면세점 업계 전반의 실적이 부진하고, 인천공항 임대료 감면 종료 등으로 올해도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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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과 면세점 / 출처 : 뉴스1

결국 호텔이 아무리 좋은 성적을 올려도, ‘면세 그림자’ 속에 갇혀 있는 한 기뻐할 수 없는 현실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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