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상반기 미국서 ‘판매 신기록’
SUV·하이브리드가 실적 견인…전기차는 뒷걸음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양사의 SUV 주력 모델인 투싼과 스포티지가 선봉에 섰고, 하이브리드 차량의 급증도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다만, 6월 들어 성장세는 주춤했으며 전기차 판매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역대 최다 상반기 판매 기록 경신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6월 미국 시장에서 총 89만 3152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수치로, 두 회사의 상반기 미국 판매량으로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현대차는 10.5% 증가한 47만 6641대를, 기아는 7.8% 늘어난 41만 6511대를 각각 판매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3만 7361대를 기록하며 17.4%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 같은 성과는 토요타(4.2%), 포드(6.8%), 혼다(7.1%) 등 미국 내 주요 경쟁사를 모두 웃도는 수준으로, 제너럴모터스(GM·11.8%)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성장세다.
2분기(4~6월) 판매량 역시 47만 32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현대차는 25만 5579대를 판매하며 10.3% 성장했고, 기아는 21만 7661대를 기록해 5.2% 증가했다. 이는 2분기 기준으로도 양사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이다.
SUV가 실적 이끌어… 투싼·스포티지 선전
상반기 현대차의 모델별 판매를 살펴보면 투싼이 1만 6378대로 가장 많이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했다. 뒤를 이어 아반떼 1만 2412대, 싼타페 1만 230대가 판매됐다.

기아의 경우 스포티지가 1만 2630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신차 K4는 1만 1564대로 집계되며 6개월 연속 1만대 이상 판매 기록을 이어갔다.
텔루라이드는 9239대를 기록했다. K5(5613대)와 카니발(5198대)은 각각 48.8%, 36.6%의 증가율을 보이며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SUV 중심의 라인업이 소비자 수요와 맞물리며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투싼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SUV는 친환경차 판매 증가와도 맞물려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하이브리드는 급증, 전기차는 감소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는 총 18만 71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은 13만 6180대로 45.3%의 급증세를 보이며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전기차는 4만 4533대에 그치며 28% 감소했다. 특히 6월 한 달만 보면 친환경차 판매가 2만 8635대로 전년 동월 대비 4.3% 줄어들었고, 전기차는 7191대로 36.9% 급감했다. 이는 최근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와도 연결된 흐름으로 풀이된다.
6월 성장률 둔화… 기아는 9개월 만에 감소
상반기 전체로는 신기록을 세웠지만, 6월 한 달간 판매 성적은 상승세 둔화를 드러냈다. 현대차·기아의 6월 미국 합산 판매량은 14만 374대로 전년 동월 대비 0.9% 증가에 그쳤다.

현대차는 7만 6525대로 4.5% 증가하며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기아는 6만 3849대로 3.2% 감소해 9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네시스는 같은 기간 6823대로 21.4% 증가해 전체 판매 증가에 기여했다.
현대차그룹은 2월(5.5%)을 제외하고 4월(16.3%)까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으나, 5월에는 6.7%로 떨어졌고, 6월에는 증가율이 0%대까지 내려오며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실적은 견조… 하반기 흐름이 관건
현대차와 기아는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SUV 중심의 라인업과 하이브리드차 강세가 실적을 이끌었다. 다만 6월 들어 증가세가 둔화되고 전기차 판매가 감소한 만큼,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