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수입차 1위 등극
벤츠·BMW 주춤 속 독주 체제
전기차 보조금 소진 우려 확산

국내 수입차 시장의 ‘왕좌’가 바뀌었다. 오랜 시간 시장을 양분해온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테슬라가 지난달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다.
핵심은 테슬라 모델 Y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8월 5일 발표한 7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통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7357대를 기록하며 BMW(6490대), 벤츠(4472대)를 앞섰다.
특히 모델 Y는 한 달간 6559대가 판매돼, 단일 차종으로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테슬라 모델 Y, ‘신차 효과’로 1위 굳히기
테슬라 모델 Y의 질주는 4월 국내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 ‘신형 모델 Y’의 신차 효과에 힘입은 바 크다.
이 차량은 기존 디자인을 대폭 변경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사이버트럭과 사이버캡에서 영감을 얻은 미래지향적 외관이 국내 시장에서 호응을 얻었고, 여기에 최대 476km(사륜구동 롱레인지 기준)의 주행거리와 5.4km/kWh의 전비를 제공하는 경쟁력도 더해졌다.

테슬라 모델 Y는 올해 2월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른 뒤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연속 베스트셀링 모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상반기 누적 판매량 역시 1만 5432대로, 같은 기간 벤츠 E클래스(1만 3428대), BMW 5시리즈(1만 1958대)를 앞섰다.
특히 테슬라는 차량 생산지를 중국으로 전환하면서 가격을 약 700만 원 인하하는 전략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현재 모델 Y RWD(후륜구동) 기준 출고가는 5299만 원이며 국고보조금 188만 원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포함하면 실구매가는 4800만 원에서 5천만 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모델 Y는 브랜드 파워와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모델로, 신형 출시 이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판매 독주 속 변수는 존재한다. 전국 전기차 보조금 소진율이 7월 말 기준 7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무공해차 통합 누리집 자료에 따르면 8월 5일 기준 전국 159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한 보조금 지급률은 76.74%에 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보조금이 소진돼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도 등장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전기차 강세…

7월 국내 수입 승용차 등록대수는 총 2만 7090대로 전년 동월 대비 23.3%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1만 3469대(49.7%), 전기차는 1만 193대(37.6%)로 친환경차가 전체의 87.3%를 차지했다.
내연기관차는 가솔린 3103대(11.5%), 디젤 325대(1.2%)로 점유율이 급격히 줄었다.
구매 유형별로는 개인 구매가 1만 7245대(63.7%), 법인 구매가 9845대(36.3%)였다. 지역별로는 경기(5781대), 서울(3163대), 인천(1117대) 순으로 개인 구매 비중이 높았고, 법인 구매는 부산(3007대), 인천(2754대), 경남(1814대) 순으로 집계됐다.
벤츠·BMW 주춤… 테슬라 독주 체제 강화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전통적 강자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테슬라 모델 Y가 이들과의 격차를 점차 벌리며 시장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모델 Y는 부분변경 출시와 함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벤츠와 BMW는 각각 4472대, 6490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판매 증가세는 유지했지만, 테슬라의 판매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테슬라는 2019년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수입차 시장 최다 판매 브랜드 자리에 올랐다. 기존 BMW와 벤츠의 양강 구도 속에서 모델 Y라는 한 모델만으로도 테슬라가 브랜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KAIDA는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 소진 상황과 브랜드별 물량 확보 여부가 수입차 시장 판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 모델 Y의 독주가 계속될지, 벤츠·BMW가 반격에 나설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