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평받던 큰 코 디자인 “결국 두 손 들었다”…과감하게 노선 변경 택한 BMW

논란의 중심 ‘큰 코’ 디자인
BMW, 전 차종 디자인 전면 개편 선언

BMW가 전 세계 자동차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던 전면부 디자인, 일명 ‘큰 콧구멍’ 그릴을 전면 개편한다.

2025년 5월 현재, BMW는 새 디자인 언어 ‘노이에 클라쎄(Neue Klasse)’를 기반으로 전 차종의 외관을 순차적으로 바꾸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대대적인 변신은 오는 9월 뮌헨 모터쇼(IAA Mobility)에서 첫 공개될 전기 SUV ‘iX3’를 시작으로 약 3년 반에 걸쳐 진행된다.

기존 전기차(EV) 전용으로 계획되었던 새 디자인이 내연기관 차량에도 확대 적용되면서,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큰 코’ 디자인 퇴장…BMW, 전 라인업 새 얼굴로

BMW는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Autocar)와의 인터뷰를 통해 디자인 전면 개편 계획을 2025년 5월 공식화했다.

제품 총괄 베른트 쾨르버(Bernd Körber)와 디자인 총괄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Adrian van Hooydonk)는 이 자리에서 “노이에 클라쎄 디자인 언어를 기반으로 한 신형 iX3가 첫 번째 모델이 될 것”이라며 “새 디자인은 향후 출시되는 모든 BMW 차량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 디자인의 핵심은 통합된 전면부 디자인 언어와 함께, 차량의 플랫폼, 디지털 인터페이스, 자율주행 지원 기능(ADAS)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변화다.

쾨르버는 “노이에 클라쎄는 단순한 외형 변화가 아니라, BMW의 모든 차량과 기술 도구상자(toolbox)의 다음 세대 전체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반 후이동크는 “기존 모델들과 전기차 모델 사이에 시각적인 단절이 생기지 않도록, 모든 라인업에 걸쳐 동일한 형태의 디자인 언어를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BMW와 ‘클래식’ BMW가 공존하는 상황은 고객과 브랜드 모두에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5시리즈부터 시작되는 변신…내연기관도 포함

가장 먼저 변화를 겪을 모델은 2023년 출시된 8세대 5시리즈 세단이다. 해당 차량은 현재의 CLAR 플랫폼을 유지하면서도 외관과 실내 디자인을 크게 변경하는 ‘페이스리프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오토카에 따르면, 이 모델은 다이얼 없는 i드라이브(iDrive) 시스템과 함께 새로운 전면부를 적용받게 된다.

그 뒤를 이어 X5, 2시리즈, X2, 7시리즈, X7 등 주요 모델이 순차적으로 새 디자인을 적용받는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도 새로운 디자인이 채택된다는 점은, 초기 EV 전용으로 한정되었던 전략이 크게 확장되었음을 의미한다.

디자인 총괄 반 후이동크는 “모든 BMW가 동일한 얼굴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며 각 모델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유하면서도 고유의 개성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3년 반 내 모든 모델 변신…iX3가 시발점

노이에 클라쎄 디자인은 2023년 콘셉트카로 처음 선보였으며 새로운 전기 플랫폼에 맞춰 iX3와 차세대 3시리즈에서 정식 적용된다.

쾨르버는 “iX3를 시작으로 전체 라인업에 새 디자인을 적용하는 데 3년 반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형 3시리즈 공개 후, 앞서 언급된 5시리즈를 시작으로 연쇄적인 디자인 개편이 이어진다. 이 가운데 X5는 현재 모델의 중기 변경 버전으로 예정돼 있으며 기타 모델들도 순차적으로 외형과 실내 개선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BMW의 디자인 대전환은 단순히 외관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재정의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고급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시도다.

BMW는 이를 통해 브랜드의 일관성과 미래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