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리스크에 브랜드 이미지 추락
유럽·중국 모두 외면… 판매 급감
1분기 실적, 월가 전망치도 밑돌아

“이 정도면 충격이 아니라 공포다”
테슬라가 발표한 1분기 실적에 월스트리트가 경악했다.
차량 인도량은 고작 33만 대 수준에 그쳤고, 이는 2022년 이후 분기 기준 최저치다. 불과 1년 전과 비교해 23%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테슬라는 지난 2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차량 인도량이 33만 6681대라고 밝혔다. 전년 동기의 43만 대, 시장의 기대치였던 40만 대에도 크게 못 미쳤다.

차량 17대가 불타버린 로마 전시장 화재 사건과 함께, 테슬라를 둘러싼 여론은 점점 악화되는 분위기다.
정치와 겹친 타이밍, 머스크의 역풍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부진이 단순한 수요 문제를 넘어 CEO 일론 머스크의 정치 행보와 깊이 맞물려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최근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 독일 극우 성향 세력과의 밀접한 관계까지 알려지며, 진보 성향 소비자층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직격탄이 됐다.
유럽에서는 1~2월 전기차 전체 판매량이 31% 증가한 반면, 테슬라 등록 대수는 43% 급감했다. 친환경 차라는 본질적 가치에 반해 정치적 노선이 부각되면서, 전통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는 양상이다.
중국 시장에서도 경쟁사 BYD가 37만 대 이상을 판매하는 동안 테슬라는 7만 8000대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1.5% 줄어든 수치다.

한때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했던 테슬라의 위상이 급속히 흔들리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 직후 월가에서는 “재앙적 수준”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특히 테슬라에 호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마저 “1분기 인도량은 실망을 넘어 충격”이라며 “머스크는 정치 활동을 멈추고 다시 경영에 전념해야 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다만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복귀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가 조만간 정부효율부 수장직을 내려놓고 테슬라로 복귀할 예정이라는 내부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라운드힐 파이낸셜의 데이브 마자 CEO는 “머스크는 곧 테슬라 자체”라면서 “그의 복귀 가능성은 모든 부정적 이슈를 덮을 만큼 큰 변수”라고 말했다.
흔들리는 실적, 뒤따르는 정치 리스크 속에서 테슬라는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머스크가 ‘경영자’로서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