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의 플래그십 SUV ‘필랑트’가 사전 계약 시작 2주 만에 3,000대를 돌파하며 출시 전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국 전시장에 실차가 배치되기 전 기록한 수치라는 점에서 업계는 “준수한 성적”으로 평가했다. 르노코리아는 필랑트를 오는 3월부터 본격 인도하며 그랑콜레오스에 이어 ‘원-투 펀치’ 전략으로 내수 반등과 수출 회복을 동시에 노린다.
이번 계약 실적은 르노코리아가 직면한 구조적 과제를 해결할 돌파구로 해석된다. 회사 내수 판매는 2023년 2만 2,048대에서 2024년 3만 9,816대, 2025년 5만 2,271대로 성장했으나 그랑콜레오스 단일 모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신차 효과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반면 수출은 2022년 11만 7,020대에서 2025년 3만 5,773대로 급감하며 부산공장 가동률 저하 문제가 심화됐다. 필랑트는 이 두 가지 약점을 동시에 보완할 전략 모델로 포지셔닝된다.
준대형 세그먼트 공백 메우는 ‘차급 전략’
필랑트의 가장 큰 전략적 의미는 르노코리아가 그간 공백으로 남겨뒀던 준대형 SUV 시장 진출이다.
회사는 그동안 중형 세단과 소형·준중형 SUV 중심의 라인업을 운영해왔으나, 국내에서 가장 인기 높은 준대형 SUV급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필랑트는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팰리세이드 사이에 위치하며, 패밀리카 수요가 집중된 이 세그먼트를 공략한다.
차별화 포인트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쿠페형 디자인이다. 필랑트는 중대형 SUV의 고질적 약점인 연비 문제를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해결하면서도, 유럽 감성의 디자인과 첨단 ADAS를 기본 탑재해 가성비를 강조했다.
글로벌 수출 전략 모델…부산공장 ‘생존 카드’
필랑트는 단순히 내수용 모델이 아닌 글로벌 플랫폼 차량으로 개발됐다.
르노는 이 모델을 남미, 중동, 아시아, 지중해 연안 국가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며 국내 판매 성과는 향후 수출 확대의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이들 지역은 도로 환경과 라이프스타일 특성상 중·대형 SUV 선호도가 높은 시장으로 분류된다.
수출 회복은 르노코리아에 절체절명의 과제다. 회사 수출은 2022년 이후 연평균 30% 이상 급감하며 부산공장 가동률 저하로 이어졌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규모의 경제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필랑트의 글로벌 수출 성과는 공장 수익성 개선과 직결된다.
2월 전시장 배치 후 계약 가속화 전망
업계는 필랑트의 본격 흥행은 이달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월부터 전국 전시장에 필랑트 전시차가 배치되고 시승 행사가 시작되면 계약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그랑콜레오스는 출시 후 1년 5개월간 약 6만 5,000대를 판매하며 구매 만족도 95% 이상을 기록했다. 필랑트 역시 유사한 궤적을 그릴지 주목된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2026년 1월 르노코리아 총 판매량은 3,732대로 전년 동월 대비 2.2% 감소했으며 내수는 13.9% 줄었다. 그랑콜레오스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필랑트가 추가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지 못하면, 내수 판매 체질 개선은 요원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