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1위 자리 지키려 내린 고육지책?… 한국서 만든 전기차 “정작 한국인은 못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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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중형 전기 SUV ‘폴스타 4’를 올해 안에는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부산에서 만든 차를 정작 한국 소비자는 살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폴스타코리아는 2026년 3월 현재, 부산 생산 폴스타 4 전량을 북미(미국·캐나다)로 수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폴스타 4는 기존처럼 중국 항저우 지리그룹 공장 생산 물량으로 수급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에서 만들면 오히려 더 비싸진다

폴스타코리아가 국내 판매를 보류한 핵심 이유는 단 하나다. 부산에서 생산할 경우 차량 가격이 오히려 오른다는 현실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부산 생산분이 국내에 풀리면 수입 관세(8%)와 해상 운임이 절감되어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함종성 폴스타코리아 대표는 이미 2024년 폴스타 4 공개 행사에서 “한국에서 생산할 경우 가격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관세·운임 절감분보다 한국과 중국 간 생산 원가 격차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전기차 폴스타 CEO “부산서 생산 개시 후 한국 부품 확대 검토” | 연합뉴스 / 연합뉴스

현재 폴스타 4 2026년형 국내 판매가는 6,690만 원(롱레인지 싱글모터)으로, 출시 첫해인 2025년형 대비 동결된 상태다. 이는 유럽(약 8,200만 원 수준)과 미국(약 7,500만 원 수준) 대비 최대 3분의 2 수준으로 저렴하다. 이 가격 경쟁력을 지키지 못하면 국내 판매 자체가 위태로워진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전기차 가격 전쟁, 폴스타의 선택지를 좁히다

폴스타코리아의 결정에는 급변한 국내 전기차 시장 환경도 깊게 작용했다. 2025년 12월 테슬라 코리아가 모델3와 모델Y 가격을 최대 940만 원 인하한 것을 기점으로, 볼보 EX30(766만 원↓)·기아 EV5 롱레인지(280만 원↓)·기아 EV6(300만 원↓) 등이 줄줄이 가격을 낮췄다.

그 결과 2026년 2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3만 5,76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0% 급증했다. 겉으로는 시장 호황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극심한 가격 인하 경쟁으로 마진율이 악화되는 구조다. 이런 환경에서 부산 생산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 시도까지 가시화되면서, 6,000만 원대 고급 수입 전기차 세그먼트의 경쟁 강도도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폴스타 4는 지난해 이 세그먼트에서 2,611대를 팔아 판매 1위를 기록한 만큼, 가격 경쟁력 훼손은 곧 1위 자리를 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르노코리아, 전기차 혼류 생산 준비 끝…하반기 폴스타4 생산 – 뉴스1 / 뉴스1

북미 수출 집중,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엔 양날의 검

폴스타코리아는 2023년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의 위탁생산을 확정하며 ‘2025년 하반기 생산 시작 → 초도 물량 북미 수출 → 이후 국내 판매 병행’이라는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다. 2025년 9월 초도 물량이 생산되고 같은 해 11월 캐나다 인도가 시작됐지만, 국내 판매로 이어지는 다음 단계는 무기한 연기됐다.

부산공장 입장에서도 이번 결정은 복잡한 셈법이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2026년 2월 기준 누적 생산량 400만 대를 돌파하며 르노그룹 내 D·E 세그먼트 글로벌 생산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가동률(UPH)은 2025년 9월 기준 역대 최저인 30으로 하락했으며, SM6 단종과 QM6 판매 급감이 가동률 악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폴스타 4의 북미 수출 집중은 부산공장의 글로벌 수출 역량을 부각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반면, 국내 판매 보류로 신규 수익 창출 기회가 상실되면서 공장 경영 효율성 회복은 더 멀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세배 폴스타코리아 홍보실장은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을 판매하더라도 세계 어느 시장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드릴 수 있는 시점에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폴스타 4의 국내 부산 생산분 판매는 ‘가격 경쟁력 확보 시점’이라는 불확실한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기약 없이 미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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