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 전기차 전환 연기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선회
로터스가 야심 차게 발표했던 전기차 전환 계획을 수정하며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로 방향을 선회했다.
전기 스포츠카와 소형 전기 SUV 출시가 잇따라 연기되면서 전통 경량 스포츠카 제조사로서의 철학과 현대 자동차 시장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전기 스포츠카 ‘Type 135’와 SUV 출시 연기
로터스는 올해 초 내놓은 ‘2028년까지 전기차 전환’ 목표를 재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전기 스포츠카 코드명 ‘Type 135’의 출시가 연기됐고, 내년 출시 예정이던 소형 전기 SUV ‘Type 134’도 일정에서 밀려났다. 시장 수요가 충분치 않다는 판단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댄 발머 로터스 유럽 CEO는 “완전 전기 스포츠카의 출시를 연기하게 된 것은 시장 상황과 기술적 요인 때문”이라며 “계획 변경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에미라, 하이브리드 버전 기대 높아져
이 같은 전환 계획의 수정으로 업계의 시선은 로터스 내연기관 스포츠카 ‘에미라(Emira)’에 쏠리고 있다.
에미라는 로터스의 마지막 내연기관 미드십 스포츠카로, 하이브리드 시스템 탑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댄 발머 CEO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존 로터스 철학과 다를 수 있지만,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하며 개발 가능성을 열어뒀다.
업계는 로터스가 개발 중인 ‘하이퍼 하이브리드’ 기술이 에미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기술은 내연기관을 발전기로 활용해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고속 주행 시 내연기관만으로 차량 운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에미라는 두 가지 외부 제조사 엔진을 사용한다. 기본 모델에는 메르세데스-AMG의 2.0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며, 상위 모델에는 토요타의 3.5리터 V6 슈퍼차저 엔진이 들어간다.
두 엔진 모두 하이브리드 버전으로 이미 활용된 사례가 있어, 에미라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 가능성은 더욱 높아 보인다.
로터스는 창립자 콜린 채프먼이 강조했던 “간소화하고 경량화하라”는 철학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지만, 현대 자동차 시장의 환경 규제와 전기차로의 전환 압박 속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로터스가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내놓을 차세대 스포츠카가 어떤 모습을 띨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