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픽업트럭 타스만에 적용된 기술 공개
도하 깊이 800㎜, 견인 능력 3500kg 등 갖춰

기아가 또 하나의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통 픽업트럭이라는 생소한 무대 위에서, 첫 주자 ‘타스만’을 꺼내 들었다.
익숙지 않은 영역이지만, 기술과 집념으로 가득 채운 결과물이다. 서울 세빛섬에서 열린 ‘타스만 테크 데이’는 그 시작을 알리는 무대였다.
정통 픽업의 조건, 타스만은 넘쳤다
타스만은 기아가 처음 선보이는 정통 픽업트럭이다. 기아는 이를 위해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했다.

핵심은 ‘보디 온 프레임(Body on Frame)’ 구조. 사다리형 강철 프레임 위에 차체를 올리는 방식으로, 험한 지형에서도 강인한 내구성을 유지한다. 이 구조 덕에 타스만은 최대 700㎏의 적재 중량과 3500㎏의 견인 능력을 갖췄다.
험로 주행을 위한 설계도 인상적이다. 252㎜의 최저지상고(X-Pro 모델 기준), 950㎜ 높이에 위치한 에어 인테이크 흡입구, 그리고 800㎜ 깊이의 물도 통과 가능한 도하 성능이 대표적이다.
엔진 흡입구는 물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측면 펜더 내부에 숨겨졌으며 차량 진행 방향과 반대로 설계됐다. 전자식 차동기어 잠금장치(e-LD), 다양한 터레인 모드, 그라운드 뷰 모니터 등도 더해져 험지를 누비는 데 손색이 없다.
온·오프로드 주행 성능 강화
기아는 타스만에 온오프로드 모두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기술을 적용했다.

전륜에는 하이마운트 더블 위시본, 후륜엔 리지드 액슬 리프 스프링을 채택해 적재 유무에 따른 승차감 변화를 최소화했다. 여기에 주파수 감응형 밸브, 우레탄 스토퍼를 적용한 쇽업소버는 도심에서도 쾌적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소음과 진동, 마찰을 줄이기 위한 설계도 집요하다. 전방 유리와 1열에는 이중접합 차음유리가 적용됐고 흡차음재도 곳곳에 배치됐다. 탑승 공간과 적재 공간 사이의 윈드 노이즈도 최소화됐다.
차량 내부도 주목할 만하다. 2열에는 동급 최초로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시트가 탑재됐다. 도어는 80도까지 열려 적재 편의성을 높였다.
하단엔 45ℓ 수납공간도 숨겨져 있다.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 하만카돈 오디오, 무선 충전 시스템 등 편의사양도 충실하다.

글로벌 시장 향한 담대한 첫걸음
기아는 타스만을 단순히 국내용 모델로 한정 짓지 않았다. 미국, 호주 등 픽업 강국의 소비자 니즈를 반영했고 스웨덴과 중동에서 혹독한 환경 테스트를 마쳤다.
개발 기간만 5년. 오프로드 성능과 내구성, 트레일러 안전성 등을 검증하기 위해 총 1777종의 시험을 1만 8000회 이상 반복했다.

적재함도 실용성과 정밀함이 살아 있다. 디바이더 거치 홈, 베드 라이너, 측면 조명, 고정 고리, 220V 인버터까지 작업 효율성과 여가 활용성을 모두 고려한 설계다.
여기에 맞춰 싱글·더블 캐노피, 스포츠 바, 베드 커버 등 커스터마이징 상품도 함께 개발됐다. 판매가는 다이내믹 트림 3750만 원부터 시작해 최상위 X-Pro 모델은 5240만 원이다.

타스만은 단지 기아의 첫 정통 픽업이 아니다. SUV 명가에서 픽업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선언이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첫 포석이다.
험로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인함, 실용성을 넘는 섬세함, 기술력의 총집결체. 타스만은 이름처럼, 남반구 대륙에서 북반구까지 도로 위의 대양을 건너려 한다.
타스도 아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