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율 관세에 가격 급등
제네시스 전기차, 美 판매 철수
G80 전동화 모델, 사실상 단종 수순
미국 제네시스 홈페이지에서 G80 전동화 모델이 갑자기 사라졌다. 공식 발표도 없이 조용히 삭제된 이 모델은 확인 결과, 2025년형부터 미국 시장에서 단종된다.
고율의 관세 부과와 판매 부진, 소비자 수요 변화가 겹치며 전기 세단은 끝내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미국 고율 관세 직격탄, 가격 경쟁력 상실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가 한국산 전기차에 현실화되면서, 제네시스는 큰 타격을 입었다.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은 기존 7만 4000달러(한화 약 1억 240만 원)였던 미국 판매 가격이 관세 적용 시 8만 5000달러(약 1억 1760만 원)로 상승한다. 이는 캐딜락 리릭의 시작가인 5만 8595달러(약 8110만 원)보다 3000만 원 이상 비싼 수준이다.
SUV 형태의 GV70 전동화 모델도 예외는 아니다. 6만 6950달러(약 9260만 원)였던 이 모델은 관세 적용으로 7만 6992달러(약 1억 650만 원)에 판매되어, 테슬라 사이버트럭(시작가 7만 2235달러, 약 9990만 원)보다도 비싸진다.
GV60도 가격이 8000만 원대로 올라서면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더욱 낮아졌다.
문제는 가격만이 아니다. 판매 실적도 저조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동화 모델은 관세 반영 전에도 미국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올해 2분기 기준 GV60는 1007대, GV70 전동화 모델은 342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G80 전동화 모델은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도 지난 6월까지 총 수출 대수가 57대에 불과했다.
결국 제네시스는 G80 전동화 모델의 미국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모델은 제네시스 브랜드가 북미 전기차 시장 진출을 목표로 내놓은 첫 전기 세단형 차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지만, 소비자 선호 변화와 가격 경쟁력 상실로 인해 시장 철수를 택한 것이다.
“조용히 사라졌다”…美 제네시스 홈페이지서 흔적도 없이 제거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의 행방이 처음엔 의문이었다.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해당 모델이 사라진 사실을 한 SNS 사용자가 포착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이후 인사이드EVs가 제네시스 북미 법인에 확인한 결과, 2025년형부터 해당 모델이 단종된 것이 맞다고 밝혔다.
제네시스 북미 홍보총괄 자레드 펠랫은 “소비자 중심의 전략에 따라 유연하게 시장 조건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는 GV60와 GV70 전동화 모델 뿐이다.
G80 전동화 모델은 87.2kWh 배터리와 365마력, 282마일(약 454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전동화 전환 모델임에도 정숙성과 주행 질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SUV 중심의 시장 수요 속에서 대형 전기 세단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고, 판매 부진과 고율 관세가 더해지며 철수는 시간문제였다.
전기차 전략 수정 불가피…현지 생산 카드 꺼내나
업계는 제네시스의 이번 결정이 단순히 G80 전동화 모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고율 관세와 판매 구조의 변화는 현대차 그룹 전체의 북미 전기차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동화 모델보다,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현대차 주력 전기차 라인업의 현지 생산 확대가 더 현실적인 대응책”이라고 지적했다.
G80 전동화 모델은 내연기관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전기차로 경쟁력 있는 성능을 갖췄으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한 모델들에 비해 공간 활용성과 무게 배분에서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도 있다.
G80 전동화 모델의 단종은 제네시스 전기차 전략 전반에 경고음을 울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나치게 비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