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일렉트릭 중고 시세 4.7% 급등
2000만~4000만원대 모델 상승 두드러져
하이브리드·중형 SUV 시세는 하락세

국내 중고 전기차 시장에서 일부 실속형 모델의 시세가 이례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6월 중고차 시세 분석 결과,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이 전기차 중 가장 높은 시세 상승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 전기차 전반의 수요가 둔화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2000만~4000만 원대 모델은 강세를 보였으나 하이브리드 차량과 일부 내연기관 인기 차종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캐스퍼 일렉트릭, 가장 높은 상승폭 기록
케이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중고 전기차 시세는 국산차가 전월 대비 0.8%, 수입차는 0.9%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중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은 전월 대비 4.7% 상승한 2225만 원으로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시세 상승에는 신차 수급 지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차 계약 후 1년 이상의 대기 기간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대체 수요가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된 것이다.
케이카는 “캐스퍼 일렉트릭은 신차 대기기간이 1년 이상 소요되며 내연기관 모델 역시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여파로 내연기관 캐스퍼의 시세도 3.6% 상승했다.
다른 전기차 모델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기아 더 뉴 EV6는 4375만 원으로 전월 대비 4.2% 올랐고 현대 코나 일렉트릭 SX2와 아이오닉5는 각각 2875만 원(+1.8%), 3223만 원(+1.6%)으로 상승이 예상된다.
이들 모두 2000만~4000만 원대 실속형 모델에 속하며 해당 가격대가 중고 전기차 시장의 주력 세그먼트로 부각되고 있다.

하이브리드·내연기관 인기 차종은 하락세
반면 하이브리드 모델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케이카는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평균 시세가 전월 대비 1.6%, 일본 브랜드 하이브리드는 1.4%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하락 차종은 기아 K8 하이브리드(-3.2%), 현대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2.9%),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2.9%)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시장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원인으로는 세제 혜택 축소가 지목됐다. 케이카 애널리스트 조은형은 “세제 혜택 축소 등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시장 관심은 다소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중형 SUV와 인기 차종들은 하락세를 보였다. 중고차 수출 시장에서 수요 둔화가 발생하며 수출 주력 차종인 중형 SUV는 평균 1.6% 시세 하락이 예상됐다.
반면 BMW 5시리즈 F10 모델은 해외 바이어의 수요 증가로 전월 대비 0.6% 상승이 전망됐다.
인기 모델도 하락세 영향 받아
국내 소비 심리 위축도 일부 인기 내연기관 모델의 시세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 아반떼 CN7은 전월 대비 1.3% 하락했으며 제네시스 G80 RG3(-2.6%), 기아 카니발 4세대(-1.6%)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현대 더 뉴 그랜저는 렌터카 물량 유입 증가의 영향을 받아 중고 시세가 3.4%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흐름은 인기 차종이라 해도 공급량과 수출 수요에 따라 시세가 크게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조은형 애널리스트는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접근은 조심스럽지만, 실속형 인기 모델 중심으로는 꾸준한 수요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세 분석은 중고 전기차 시장이 단순한 수요 둔화 국면이 아니라, 모델별 특성과 가격대에 따라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