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베뉴, 미국에서
치사율 가장 높은 차량으로 선정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현대차의 소형 SUV 베뉴가 미국 도로에서 사고 시 치사율이 가장 높은 차량으로 조사된 것이다. 이로 인해 국산차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 베뉴 치사율 ’10억 마일당 13.9건’
자동차 데이터 분석 온라인 플랫폼 아이씨카(iSeeCars)가 미국 교통안전국(NHTSA)의 교통사고 사망자 분석 데이터(FARS)를 바탕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베뉴의 치사율은 10억 마일당 13.9건에 달했다.
이는 전체 평균인 2.8건보다 4.9배 높은 수치다. 치명적인 사고가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 보여주는 이번 통계는 업계 관계자와 운전자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다.

흥미로운 부분은 미국에서 위험한 차량으로 손꼽히는 닷지, 램, 머스탱 등이 이번 조사에서는 상위 10위에 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신 쉐보레 콜벳(13.6건), 미쓰비시 미라지(13.6건), 포르쉐 911(13.2건), 혼다 CR-V 하이브리드(13.2건), 테슬라 모델 Y(10.6건) 등이 베뉴의 뒤를 이었다.
기아 포르테와 미쓰비시 미라지 G4, 뷰익 앙코르 GX, 뷰익 엔비전까지 포함된 상위 10개 모델 중에는 안전성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차들도 있어 의아함을 자아낸다.
아이씨카즈의 수석 분석가 칼 브라우어는 “안전 시스템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운전자의 행동이나 주행 환경이 사고율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소형차, 여전히 위험하다
차량 크기에 따른 치사율도 조사됐다. 소형차와 경차의 치사율은 3.6건으로 평균(2.8건)보다 높았다.
소형차가 충돌 시 탑승자를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다. 대조적으로, 중형과 대형 차량에서는 이 비율이 현저히 낮아졌다.
아이씨카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형차와 고성능차가 높은 치사율을 기록한 이유는 충돌 시 탑승자 보호 성능의 한계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과감한 주행 습관이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트럭 중에서는 닛산 프론티어가 5.0건으로 가장 위험했고 포드 레인저와 쉐보레 콜로라도가 뒤를 이었다.

브랜드별 안전성에도 빨간불
브랜드 치사율 순위에서는 테슬라가 10억 마일당 5.6건으로 가장 높았고 기아가 5.5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뷰익(4.8건), 닷지(4.4건), 현대차(3.9건)도 상위에 올랐다. 전기차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강조해온 테슬라의 높은 치사율은 많은 이들에게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아이씨카는 “요즘 차량들이 첨단 안전 기술을 갖추고 있음에도, 일부 안전 시스템이 오히려 운전자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고 더 과감한 운전을 부추겨 사고율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단순히 기술력만으로는 사고를 방지할 수 없다는 점이 이번 결과에서 드러났다.
결국, 사고는 기술과 설계뿐 아니라 운전자의 책임감과 안전의식에 달려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결과다. 국산차 제조사로서는 이번 결과를 계기로 더 철저한 안전 대책을 고민할 필요가 생겼다.
차량 속도와 충격을 견디는건 확실히 경차와 소형차 보다 중대형 차량이 낫다는건 팩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