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의 통 큰 결단 “100대 쏜다”… 800도 지옥불 견디는 ‘국산 로봇’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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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무인소방로봇 100대 기증
무인소방로봇/출처-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동화 기술을 활용한 무인소방로봇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4일 경기 남양주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열린 무인소방로봇 기증식에서 “공급 규모를 향후 100대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증된 4대는 수도권·영남 119특수구조대와 경기 남부·충남 소방본부에 순차 배치된다.

이번 기증은 현대차그룹이 소방청과 2023년부터 이어온 협력의 연장선이다. 지난 10년간 화재로 다치거나 순직한 소방공무원이 1,802명에 달하면서, 고위험 현장에 선제 투입 가능한 무인 장비 필요성이 대두됐다. 정 회장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모습이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를 일깨운다”며 “무인소방로봇은 ‘사람을 살리는 기술’을 구현한 새 모빌리티”라고 강조했다.

전동화가 만든 결정적 차별점

무인소방로봇 기증식/출처-연합뉴스

무인소방로봇의 핵심은 현대로템의 전동화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 플랫폼이다. 내연기관 소방차량과 달리 산소가 부족한 밀폐 공간에서도 작동 가능하다는 점이 결정적 우위다. 특히 지하 화재 현장은 산소 부족으로 내연기관 차량이 진입조차 어려운 환경이지만, 배터리 구동 방식은 이런 제약에서 자유롭다.

열 관리 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자체 분무 시스템이 장비를 둘러싼 노즐에서 미세 물 입자를 계속 분사해 수막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섭씨 500~800도에 육박하는 환경에서도 장비 온도를 50~60도로 낮춰 화재 현장 근거리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방수포에는 직사와 방사 형태로 제어 가능한 노즐이 적용돼 다양한 화재 양상에 대응할 수 있다.

6륜 독립구동에 적외선 센서까지

무인소방로봇/출처-연합뉴스

기술 사양을 살펴보면 특수차량 제작 노하우가 집약돼 있다. 6륜 독립구동이 가능한 인휠모터 시스템과 고열 견딜 수 있는 특수 타이어를 장착해 험지 돌파 능력을 확보했다. 전면부 상단의 적외선 센서 기반 시야 개선 카메라는 불길과 짙은 연기 속에서도 발화 지점이나 구조 대상자를 식별한다.

원격 제어 방식도 정교하다. 무선 통신으로 연결된 원격 제어기가 현장 영상을 실시간 전달하면, 장비 운용자는 이를 바탕으로 화재 현장 상황과 장비를 모니터링하며 원격 주행 및 소방 기능을 운용한다. 현대차그룹은 효과적 운용을 위해 지역별 담당 소방관을 대상으로 이론·실습 교육을 병행 진행했다.

데이터 확보하며 로봇 생태계로 확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출처-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의 무인소방로봇 기증은 단순 사회공헌을 넘어 로봇 사업 실전 투입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로봇 사업 본격화를 선언한 현대차는, 실제 운영 환경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술을 검증할 플랫폼이 필요했다. 소방 현장은 가장 극한의 테스트베드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소방관 회복지원차 10대, 2024년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 ‘EV 드릴 랜스’ 250대를 기증하며 소방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올해 6월 개원 예정인 국립소방병원에도 치료·재활 차량과 장비를 기증할 예정이다. 정부가 AI 휴머노이드 원천기술 고도화 사업을 추진 중인 시점에서, 공공안전 분야 실적 축적은 향후 정책 수혜 가능성도 높인다.

현대차그룹의 무인소방로봇은 전동화 플랫폼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내연기관으로는 불가능했던 밀폐 공간 진입, 극한 환경 작업이 배터리 구동 방식으로 현실화됐다. 100대 규모 확대 계획이 실행되면 실전 데이터가 누적되고, 이는 다시 HR-셰르파 플랫폼의 기술 고도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수 목적 차량 시장에서 전동화가 만들어낼 변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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