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 이번엔 중형 승합차
국내 첫 11인승 PBV ‘CV1’ 공개
디젤 통학차에서 흘러나오던 매캐한 연기, 이제는 사라질지도 모른다. 국내 최초의 전기 중형 승합차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엠티알(MTR)과 현대차가 공동 개발한 ‘CV1’이 공개되며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CV1은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ST1을 기반으로 제작된 11인승 전기 PBV(Purpose Built Vehicle)다.
PBV란 차량의 하부 섀시를 고정해두고 상부 구조만 용도에 따라 바꿔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모빌리티를 뜻한다.
이번에 공개된 CV1은 수요응답형 교통(DRT)을 위한 ‘CV1 셔틀’과 어린이 통학용 ‘CV1 킨더’ 두 가지 모델로 나뉜다.
DRT부터 통학차까지…환경과 실용성 잡은 ‘CV1’
교통 소외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 중인 DRT 시장은 대부분이 디젤 차량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CV1 셔틀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탄생했다. 11인승으로 설계된 CV1 셔틀은 배출가스를 줄이며 지역 주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CV1 킨더는 기존 15인승 디젤 통학차량보다 더 큰 17인승으로 제작돼 친환경성과 수송 효율 모두를 개선했다.
전국 약 8만 대의 어린이 통학차량 중 전기차 전환 비율이 1%에도 못 미치는 현실에서, CV1 킨더는 전환을 가속화할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차량 구조는 모듈형으로 설계돼 전고, 전장, 실내 구조 등을 용도에 맞게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
자율주행 셔틀, 구급차, 교통약자용 셔틀, 고급 리무진 등으로도 활용 가능해 파생 모델의 확장성도 크다. 기본 모델은 12개월, 파생 모델은 6개월 안에 출시 가능할 정도로 생산 속도도 빠르다.
실구매가는 9000만 원대 전망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는 기아의 PV5와 함께 PBV 시장의 경쟁 구도가 주목받았다. 하지만 엠티알은 CV1이 기아와는 다른 ‘세그먼트’에 속한다고 선을 그었다.
기아가 승용 중심의 PBV라면, CV1은 승합 및 상용 중심으로 전혀 다른 접근을 한다는 것이다.
엠티알 천성재 대표는 CV1이 “대한민국 최초의 친환경 중형 승합 PBV”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후방 충돌시험을 포함한 16가지 국토부 인증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CV1은 연간 1000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정부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가는 9000만 원대가 될 전망이다.
‘갈 길 먼’ 한국, 전환의 실마리 될까
정부는 2030년까지 무공해 차량 450만 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2025년 현재까지 누적 보급은 60만 대 수준이다.
특히 학원 통학버스의 전기차 전환은 충전 인프라 부족, 차량 공급 차질, 안전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주요국이 스쿨버스의 전기차 전환에 적극적인 반면, 한국은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가운데 등장한 CV1은 친환경 통학버스 전환의 실질적인 전환점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엠티알은 지자체 및 공공기관과 협력해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B2B, B2G 시장에 집중하면서 점차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타리아도, 카니발도 부럽지 않은’ 전기 중형 승합차 시대, 그 서막이 CV1으로 열리고 있다.
하! 디자인 ㄱㅈ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