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점유율 1위 하던 나라인데 “이대로 포기 못 해”…현대차, 결단 내리나

철수한 줄 알았던 현대차
러시아 상표 줄줄이 등록
다시 뛰어들 수 있을까
현대차 특근
현대차 / 출처: 뉴스1

최근 러시아 정부의 특허청 웹사이트에 낯익은 이름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현대자동차가 ‘ix10’, ‘ix40’, ‘ix50’ 등의 신규 상표를 러시아에 등록한 사실이 확인됐다.

러시아 매체 RT는 “이같은 상표 등록은 현대차가 러시아 시장에 다시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아 역시 ‘기아 마이 모빌리티’, ‘에디션 플러스’ 등 5건의 상표를 등록하며 보조를 맞췄다.

한때 러시아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까지 올랐던 현대차·기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따른 국제 제재로 현지 생산을 멈추고 2023년 말 전격 철수했다. 그러나 ‘헐값 매각’ 뒤엔 반전의 기회도 숨어 있었다.

‘14만원’에 넘긴 공장…되사올 수 있다

2023년 12월, 현대차는 1조원 가까이 투입했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불과 1만 루블, 당시 약 14만 원에 매각했다. 장부가 2873억 원의 자산을 사실상 포기한 셈이다. 하지만 단순한 퇴장이 아니었다.

현대차
러시아에서 철수하기 전 현대차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 출처 – 연합뉴스

현대차는 당시 계약에 ‘바이백 옵션’을 넣었다. 러시아 정부 승인 하에 2년 내 기존 자산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 조건이었다. 이 권한은 올해 12월까지 유효하다. 프랑스 르노나 일본 닛산이 2027년 이후를 기한으로 설정한 것과 비교하면, 현대차는 러시아 복귀를 보다 빠르게 고려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기아도 발맞춰 재진입 준비를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중장기 전략에 러시아 시장을 포함시킨 사실이 전해졌다.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실질적인 진출 계획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차도 인기’…여전한 브랜드 파워

현대차가 쉽게 러시아를 포기하지 못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2021년 기준 현대차·기아는 러시아에서 35만여 대를 팔아 23.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주요 자동차 브랜드 중 1위였다.

현대차
출처 – 뉴스1

그러나 현대차·기아의 철수 이후 중국계 브랜드들이 틈새를 공략하며 러시아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2021년 8.1%에 불과하던 중국차의 점유율은 2023년 60%를 넘겼다. 불과 2년 만에 50%포인트 이상 상승한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브랜드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KAMA)는 올해 1월 러시아 중고차 시장에서 현대 솔라리스와 기아 리오가 각각 해외 브랜드 1,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것이 순조로운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과거보다 낮은 가격으로 자산을 다시 사들일 경우 러시아 정부가 이를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자산 헐값 매각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또한 전쟁 이후 불확실해진 규제 환경,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 유럽과 미국의 시선 등도 고려해야 할 복병이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여전히 거대한 기회이자 위험이다. 현대차가 다시 러시아 도로 위를 달릴 수 있을지는, 올 연말까지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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