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공개했다”.. 전국 40만 차주들 현대·기아 발표에 ‘깜짝’

인천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소비자들의 배터리 정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005380]가 국내 자동차업체 중 처음으로 자사 전기차 모델에 탑재된 배터리의 제조사를 공개했다.

국내 기준 현대자동차그룹이 판매한 전기차가 40만대를 돌파했고 전체 전기차 중 67% 가량이 현대차 그룹의 자동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주들의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10일 업계 소식에 따르면, 현대차는 9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현대차 10종과 제네시스 브랜드의 3종을 포함한 총 13종의 전기차에 사용된 배터리 제조사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공개는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 사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투명한 정보 제공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전기차 모델 GV60, GV70, G80 전동화 모델에 대한 배터리 제조사 정보도 공개됐다. 이들 모델에는 모두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 SK온의 제품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 측은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관련 화재 사고 이후 배터리 제조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의가 급증함에 따라, 이러한 정보를 선제적으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아도 곧 자사 전기차 모델의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정보 공개 결정으로 업계에서 유사한 조치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13일 국내 주요 완성차 및 수입차 업체 대표들과 전기차 안전 점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는 각 업체들의 배터리 정보 공개에 대한 입장과 향후 전기차 안전 관리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벤츠 EQE에 탑재된 파라시스, 국내 조사기관 시험 거친 적 없어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EQE 전기차 화재와 관련하여, 해당 차량에 탑재된 중국 파라시스사 배터리가 국내 조사기관의 시험·평가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에만 이 배터리를 사용하는 차량이 이미 시장에 3,000여 대 이상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관련 검사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8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공단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은 2009년부터 하이브리드차 및 전기차를 대상으로 ‘구동축전지 안전성 평가시험’을 실시하고 있으나, 최근 인천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한 벤츠 EQE 모델은 해당 시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연소, 과충전, 과열, 낙하 등 총 12가지 시험을 시행한다. 이 시험들은 국내외 차량 제조 및 수입사에서 ‘자기인증적합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차량에 한해 이루어진다.

정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 제조·수입사가 스스로 배터리를 포함한 차량 안전성 등의 인증을 마치면 추후 판매된 신차를 확보해 안전기준 적합 여부를 검증한다.

조사 대상 자동차는 각 사가 제출한 자체 시험성적서와 판매량, 결함 신고 등을 바탕으로 결정된다.

하지만, 최근 인천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한 벤츠 EQE 모델의 경우, 자기인증적합조사 대상에 선정되지 않았고, 수입사 역시 별도의 일반용역 시험을 의뢰하지 않아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는 해당 차량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본 누리꾼들은 “전기차는 고민 하지도 말고 현대·기아 사자” “국내 제조 배터리는 문제 없었던 것 같냐” “CATL은 테슬라에도 들어가는 거라 뭐라 할 정도는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