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스텔란티스 뒤이어…” 현대차그룹, 유럽서 ‘日 제쳤다’

물러설 곳 없는 유럽 시장…현대차, 결국 일본 넘었다
현대차 기아 1~2월 유럽 판매량
EV2 콘셉트/출처-기아

유럽 자동차 시장의 흐름은 이미 친환경으로 넘어가고 있다. 순수 전기차는 1~2월 기준 전년 대비 31.4%, 하이브리드차는 17.6% 증가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반면 휘발유와 경유 차량은 각각 21.9%, 27.5% 감소했다. 이러한 변화를 감지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유럽 친환경차 공략을 선언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기아 유럽 판매량, 지난해 동기보다 5.5% 감소

올해 2월 현대차와 기아의 유럽 판매량은 각각 3만 7210대, 3만 6084대다.

현대차그룹 2월 유럽 판매량
i20/출처-현대차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2%, 7.7% 줄었다. 올해 1~2월 누적 판매량도 15만 652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감소했다.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이 같은 기간 2.6% 감소한 것보다 낙폭이 더 크다.

점유율 역시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은 1~2월 기준 유럽 시장 점유율 8.0%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0.2%포인트 하락했지만, 토요타(7.4%)를 제치고 전체 4위를 유지했다. 상위에는 폭스바겐그룹(26.8%), 스텔란티스(15.8%), 르노(10.5%)가 자리하고 있다.

신차 가뭄 속 브랜드 경쟁력 시험대

현대차그룹의 판매 부진은 단순히 경기 침체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같은 기간 르노와 폭스바겐은 각각 8.3%, 4.8% 성장했다.

시장 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선방한 브랜드가 있다는 점은 현대차의 대응력이 부족했음을 시사한다.

현대차 기아 1~2월 유럽 판매량
EV3/출처-기아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기아의 상품성이 경쟁 브랜드 대비 약하다고 지적한다.

투싼, 코나, i20(현대차), 스포티지, 씨드, EV3(기아) 등이 주요 판매 차종이지만, EV3를 제외하면 신차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유럽에서 B~C 세그먼트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 시장을 겨냥한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기대를 모았던 유럽연합의 ‘핏 포 55’ 정책이 완성차 업계의 반발로 CO₂ 배출 과징금 부과가 3년 유예되면서, 현대차그룹이 노렸던 친환경차 수요 확대 효과도 지연됐다.

반격 준비하는 현대차…전략은 이미 시작됐다

현대차그룹도 반격을 준비 중이다. 기아는 지난달 스페인 타라고나에서 ‘2025 기아 EV 데이’를 열고 EV4, PV5, EV2 콘셉트카 등을 선보이며 신차 공세를 예고했다.

특히 EV2는 유럽 내 저가형 전기차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 모델로 꼽힌다.

현대차 기아 1~2월 유럽 판매량
니로/출처-기아

현대차는 터키 공장을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오는 2026년부터 생산에 돌입하며 소형 전기차 ‘캐스퍼 EV’도 유럽 시장 투입을 앞두고 있다.

이 외에 소형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 유럽 맞춤형 신차 개발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 2월 유럽 판매량
투싼/출처-현대차

현재 유럽 시장에서 투싼과 스포티지가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지만 쏘울과 스토닉, 니로 등 일부 모델은 상품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기존 주력 모델 보강은 물론 새로운 라인업을 통한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넘었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유럽 시장에서 토요타를 제치며 체면을 살렸으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위기감이 짙다. 신차 부족, 전략 미흡, 시장 환경 변화가 겹치면서 유럽 내 입지를 공고히 다지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 2월 유럽 판매량
EV2 콘셉트/출처-기아

그러나 친환경차 전환이라는 대전환기에 본격적인 신차 공세를 예고한 현대차그룹의 향후 행보는 다시 한번 판도를 바꿀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일본은 넘었지만, 다음 상대는 스텔란티스와 르노다. 현대차의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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