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자 67%가 선택했다”.. 하이브리드로 날개 단 국산 SUV

하이브리드로 재편되는 SUV 시장
현대차·기아 SUV, 10대 중 4대가 하이브리드

디젤의 퇴조, 전기차의 한계, 그리고 놀라운 성능 개선이 맞물리면서 국산 하이브리드 SUV가 전례 없는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대표 모델들은 하이브리드 선호도가 급증하며 판매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하이브리드 SUV, 국내 시장 점령 가속화

올해 1분기, 현대차·기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구매자 10명 중 4명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택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1월부터 3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현대차·기아 SUV는 총 15만 492대였으며, 이 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5만 9386대로 39.5%를 차지했다.

하이브리드 SUV 판매 비율은 해마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2년 11만 7499대였던 판매량은 지난해 24만 4776대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 브랜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현대차 하이브리드 SUV 판매량은 2022년 2만 6250대에서 지난해 9만 2290대로 3.5배 급증했다.

판매 비중 또한 12.3%에서 24.5%, 37.6%로 꾸준히 상승했다. 대표 모델인 싼타페는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2023년 58%에서 2024년 72%, 올해 1분기에는 77%로 뛰어올랐다.

하이브리드 선호 확산, 팰리세이드로 이어지다

하이브리드 수요 증가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다. 디젤 모델 단종과 고유가, 친환경 정책 강화 등이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과 긴 충전 시간에 따른 불편함은 하이브리드를 ‘현실적 대안’으로 부각시켰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 1월 출시된 ‘디 올 뉴 팰리세이드’에서도 확인된다. 신형 팰리세이드의 누적 계약 고객 중 67%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했다.

팰리세이드는 준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2륜 하이브리드 모델 기준 14.1km/ℓ라는 뛰어난 연비를 기록하며 소비자 관심을 끌었다.

이는 대형 SUV 구매자들 사이에서도 친환경성과 연비 효율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수요가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성능 혁신이 가져온 시장 재편

국산 하이브리드 SUV의 인기 배경에는 성능 개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2개의 전기모터를 엔진과 변속기에 직접 장착하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했다.

이 기술은 연비를 높이고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동시에, 엔진과 모터 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질감을 최소화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도 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국산 SUV 시장의 새 표준으로

국산 하이브리드 SUV의 급성장은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는 흐름으로 읽힌다.

친환경 수요, 전기차 전환기의 불편, 그리고 눈에 띄는 성능 향상이 맞물리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은 이제 국산 SUV 시장에서 ‘선택’이 아닌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현대차·기아 SUV 판매의 절반 이상을 하이브리드가 차지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국산 하이브리드 SUV의 약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