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아보이즈’ 범죄에
현대·기아, 700만대 도난 방지 나서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전역에서 확산된 차량 절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700만대 규모의 차량에 도난 방지 장치를 무상 장착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미국 35개 주 검찰총장들이 진행한 공동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양사는 최대 900만 달러의 보상금과 함께 하드웨어 개조까지 수용했다.
700만대 개조, 美 당국과 합의 끝에 내린 결단
문제의 발단은 2021년부터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확산된 ‘기아보이즈(Kia Boyz)’ 범죄였다.
SNS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절취하는 영상이 유행하면서, 미국 내에서 절도 사건이 급증했다. 이들 차량 중 상당수는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의 핵심은 2011년부터 2022년 사이 미국에서 판매된 일부 차량에 이모빌라이저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해당 장치는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었지만, 다른 제조사들은 일반적으로 장착한 상태였다. 실제로 2015년 기준, 이모빌라이저 장착률은 현대차·기아가 26%였던 반면, 경쟁사는 96%에 달했다.
이에 따라 미국 35개 주는 양사에 대한 공동 조사를 실시했고, 결국 현대차는 약 400만대, 기아는 약 310만대 차량에 대해 도난 방지 장치를 추가 장착하는 데 합의했다.
하드웨어 개조는 각 대리점을 통해 아연 강화 점화 실린더 보호장치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 소프트웨어 대책 넘어 하드웨어 개조까지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2023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도난 방지 기능을 일부 보완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주 정부는 이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소비자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치는 그 조사 결과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양사는 향후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에 엔진 이모빌라이저를 기본 장착할 예정이다. 해당 시스템은 자동차 키에 내장된 암호화 칩과 차량 간 일치 신호가 없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기술로, 차량 절도를 방지하는 핵심 장치다.
최대 7400억 원 투입, 브랜드 신뢰 회복 노려
이번 개조 조치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 전망이다.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주 법무장관은 현대차와 기아가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점화 실린더 보호 장치 설치에만 5억 달러(한화 약 7390억 원)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소비자 및 주 정부를 대상으로 최대 900만 달러(약 130억 원)의 배상도 포함된다.
현대차그룹에게 미국은 최대 시장이다. 2024년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판매량은 170만 8293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도난 사건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타격과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불가피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