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CR-V 출시 30주년 기념
캠핑 콘셉트 ‘CR-V 드림 팟’ 공개
한밤중, 알프스 산맥에서 별을 바라보며 따뜻한 침낭 속에 몸을 누인다. 그러나 이곳은 텐트가 아닌 자동차 안이다.
혼다가 ‘캡슐 호텔’을 SUV 안에 구현한 새로운 캠핑 콘셉트를 공개하면서, 여행을 사랑하는 이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혼다 CR-V의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CR-V 드림 팟(Dream Pod)’은 이동수단을 넘어서 하나의 생활 공간이 된 자동차의 진화를 보여준다.
혼다 CR-V 30주년, 새로운 캠핑 라이프스타일 제시
혼다는 CR-V 출시 30주년을 맞아, 일본의 캡슐 호텔에서 영감을 받은 특별한 콘셉트카 ‘CR-V 드림 팟’을 공개했다.
이 차량은 CR-V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e:PHEV를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최대 79km를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기본 파워트레인은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17.7kWh 배터리, 전기 모터로 구성되며, 시스템 총 출력은 204마력이다.
CR-V 드림 팟의 가장 큰 특징은 실내에 설치된 ‘EGOE 네스트보드 650 키트’다. 이 키트는 유럽에서 차박 캠핑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장비로, 트렁크 공간을 활용해 더블 사이즈 매트리스가 펼쳐지며 성인 두 명이 여유롭게 쉴 수 있다.
내부에는 조리용 스토브와 접이식 싱크대, 식기류 수납공간까지 갖춘 서랍이 탑재돼 있어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다.
또한, 공간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고무 플로어 매트와 방습 수납 공간, 접이식 사이드 테이블도 함께 마련됐다. 외부에는 혼다 전용 루프랙과 툴레 자전거 캐리어가 적용돼 있으며 최대 1500kg의 견인 능력을 지닌 분리형 견인바도 장착됐다.
‘테크 팟’부터 전용 암막 커버까지… 캠핑 특화 설계
혼다는 ‘캡슐 호텔’이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CR-V 드림 팟 콘셉트의 실내 편의 기능에도 공을 들였다.
차량 내부에는 USB 충전 포트와 LED 독서등을 갖춘 ‘테크 팟’이 적용됐으며 뒷좌석 창문에는 프라이버시 스크린과 전용 블라인드가 설치돼 안정적인 수면 환경을 제공한다.
외관은 다소 단순한 투톤 컬러지만, 실내 설계와 기능은 오히려 반전을 이룬다. 야간 조명이 적용된 도어실 트림은 어두운 캠핑장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으며 사용 후 실내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설계가 돋보인다.
알프스에서 검증된 실사용 사례… “결과물의 질이 달라졌다”
혼다는 이번 드림 팟의 실제 사용 사례로 천체 사진작가 벤자민 바라캇의 알프스 캠핑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오리온 성운과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촬영하며 CR-V 드림 팟을 활용했으며 “이동 중에도 편안하게 쉴 수 있다는 점이 최고의 결과물을 이끌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는 드림 팟이 단순히 ‘보여주기용 콘셉트카’가 아니라, 실제 환경에서도 실용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유럽을 중심으로 차박 문화가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혼다의 이번 시도는 자동차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SUV 그 이상의 가능성… 생활공간으로 진화한 자동차
CR-V 드림 팟 콘셉트는 SUV의 한계를 넘어 ‘이동식 주거 공간’으로서 자동차가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주행 성능과 실내 편의 기능의 조화는, 앞으로의 캠핑 문화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캠핑을 즐기기 위해 무거운 장비를 따로 실을 필요 없이, 차 안에서 바로 숙박과 조리가 가능하다는 점은 여행의 접근성을 크게 넓힌다.
혼다가 제시한 이 새로운 개념의 캠핑카는 콘셉트에 머무르지 않고, 향후 실제 양산 모델로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도심을 벗어나 이 SUV 안에서 별을 보고 있을지 모른다. ‘자동차’의 정의는 이제 바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