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잠깐만요”… 르노, 볼보와 손 잡더니 9개월 만에 엄청난 미니밴 공개

르노·볼보, 전기 밴 시장에 본격 도전장

프랑스 자동차 제조사 르노 그룹과 스웨덴의 볼보 그룹, 그리고 글로벌 해운 기업 CMA CGM이 손잡고 전기 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세 기업이 공동 설립한 합작사 ‘플렉시스 모빌리티(Flexis Mobility)’는 출범 9개월 만에 전기 밴 3종을 공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물류업계를 겨냥한 B2B 특화 모델로, 혁신적인 설계를 통해 기존 내연기관 밴보다 더 높은 효율성과 활용도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PBV를 준비하고 있는 기아 또한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플렉시스 모빌리티, 차세대 전기 밴 3종 공개

플렉시스가 이번에 공개한 전기 밴 3종은 전기차 전용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800V 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주행거리는 WLTP 기준 최대 450km에 달하고, 급속 충전 시 20분 만에 배터리의 80%를 충전할 수 있다.

특히 저상 설계를 통해 적재 공간을 극대화했으며 좁은 공간에서도 원활한 운행이 가능하다.

스텝인 밴(Step-in Van)은 중형 전기 밴으로, 택배 기사들의 편의를 고려한 모델이다. 1.9m의 실내고를 확보해 운전자가 차량 내부에서 서서 이동할 수 있으며, 전면 슬라이딩 도어와 후면 셔터 도어를 적용해 적재·하역이 용이하다.

카고 밴(Cargo Van)은 도심 내 ‘라스트 마일(Last-Mile) 배송’에 최적화된 모델로, 적재함을 고객 요구에 맞춰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가변형 적재 박스(Convertible Box)’를 적용했다. 냉장 박스 등 다양한 모듈형 솔루션을 추가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다목적 활용이 가능한 패널 밴(Panel Van)은 기존 상용 밴보다 더 넓은 내부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1.9m 높이를 유지해 지하주차장 및 교각 통과가 가능하다.

2026년부터 생산 시작

플렉시스의 전기 밴은 2026년부터 프랑스 상두빌(Sandouville) 공장에서 생산되며, 출시 초기 3년간 1.5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CMA CGM은 2026년까지 1.2억 유로(한화 약 1810억 원)를 투자하고 르노와 볼보는 각각 3억 유로(약 4530억 원)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 고객을 위한 ‘FlexE Connect’ 시스템을 도입해 차량 상태 모니터링과 성능 리포트 제공 등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플렉시스의 전기 밴이 기존 내연기관 상용 밴 대비 총 소유 비용(TCO)을 30% 절감할 수 있어 물류 업체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르노와 볼보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CMA CGM의 물류 전문성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기아는 자체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2025년 전기 PBV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상용 밴 시장, 새로운 경쟁 시대 돌입

플렉시스 전기 밴 출시는 상용 밴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기존 내연기관 밴이 주도하던 시장에서 전동화가 가속화되며, 업계 전반에 걸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심 물류의 핵심인 ‘라스트 마일’ 배송에서 전기 밴의 역할이 점점 커지면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새로운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그룹의 루카 드 메오 CEO는 “2030년까지 유럽 전기 밴 시장이 연평균 4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플렉시스의 전기 밴은 물류업체들에게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플렉시스의 등장으로 상용 밴 시장이 새로운 경쟁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전기 밴 혁명이 물류 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