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63만 시대,
정작 고속도로 휴게소는 ‘텅’
전기차를 운전하는 A씨는 이번 추석 연휴를 맞아 지방으로 내려가던 중 난감한 상황을 맞닥뜨려야 했다.
연휴 고속도로가 붐볐던 탓에 예상했던 것보다 도로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 A씨.
전기차 배터리가 부족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휴게소에 들러 일부러 전기차 충전기를 찾았지만, 전기차 충전기 앞에는 이미 충전을 기다리는 자동차들이 많았다.
충전에 시간이 걸리는 탓에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충전기는 턱없이 부족했던 탓에 A씨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전기차 등록 대수는 점점 늘어가는 ‘전기차 시대’에 들어선 지금, 고속도로에 들어서면 충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단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4일, 한국도로공사에서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및 쉼터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를 조사했다.
전국 고속도로의 휴게소 및 쉼터 220곳에서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기는 총 1287기로, 모두 급속 충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애인 등의 교통 약자를 위한 충전기는 220곳 중에서도 100곳에만 설치되어 있었으며, 충전기 개수는 312기에 불과했다.
턱없이 부족한 데다 화재 위험성까지… 괜찮을까?
문제는 1300여 개에 달하는 전기차 충전기가 전기차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 8월을 기준으로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는 63만 대를 넘어섰으며, 이는 충전기 1기당 494대의 전기차를 감당해야 하는 정도다.
물론 63만 대의 전기차가 한꺼번에 고속도로로 쏟아지는 것은 아니겠으나, 명절 연휴처럼 많은 차가 도로 위에 나오는 시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전기차 보급이 앞으로 더 많아질수록 고속도로의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는 더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전기차 충전기 인근에 소화기가 설치된 곳 또한 140곳에 불과했다.
충전기 인근에 설치된 소화기도 전기차에서 발생한 화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기차와 같이 배터리 용량이 큰 장치에서 화재사 발생할 경우 온도가 최대 1500도까지 올라갈 수 있는 ‘열폭주’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일반 소화기로는 이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질식소화포를 설치할 것을 조언했지만, 실제로 질식소화포가 설치된 휴게소는 고작 43곳에 불과했다.
지난 8월에 발생했던 인천 청라 아파트 전기차 화재 사고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혔던 것을 고려한다면 이는 반드시 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속도로의 충전 인프라와 함께 전기차 화재 대응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는 시점이다.
싼맛에샀잖아?
감수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