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7월까지 고가 법인차의 등록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29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8천만원 이상의 법인차 등록 대수는 올해 27,4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906대에서 1만 대 이상 감소했다.

특히 최저가 모델의 가격이 1억원을 넘어가는 고급차 브랜드에서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였다.

포르쉐는 올해 이 기간 동안 2,219대가 등록되어 전년 대비 4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또한, 람보르기니와 페라리의 감소율은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벤틀리(65% 감소), 마세라티(42.2% 감소), 롤스로이스(44.4% 감소), 맥라렌(85% 감소), 그리고 애스턴마틴은 거의 판매가 중단된 수준으로 96.2% 감소했다.

연두색 번호판 효과로 고가 법인차 등록 급감

‘회장님차’로 알려진 현대차의 제네시스 G90과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등록 대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제네시스 G90은 전년 동기 대비 45.6% 줄어든 반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더 큰 폭인 63.9%의 감소를 보였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고가 법인차 신차의 등록 대수 급감은 연두색 번호판 효과에 따른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가 장기 렌터카는 판매량 소폭 증가

최근 고가 법인차 시장이 급감하는 추세 속에서도 롯데렌탈의 장기 렌터카 판매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렌탈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8천만 원 이상의 장기 렌터카 법인 고객 판매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3% 증가했다.

이는 ‘임원차’로 불리는 국산차 브랜드의 세단, 특히 제네시스 모델의 판매 비중이 높아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 기간 동안 제네시스는 전체 판매의 89.8%를 차지했으며, 기아는 3.5%, 그리고 수입차 브랜드는 6.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정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8천만 원 이상의 법인 구매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부착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이 조치는 법인 명의로 초고가 ‘슈퍼카’를 구매한 후 개인적으로 사적으로 유용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연두색 번호판 도입은 고가의 슈퍼카를 법인 명의로 구매하는 꼼수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제네시스 등 국내 세단은 기업 오너·임원차 성격이 강해 큰 기업체가 주 고객인 렌터카 업계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